대검찰청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의 공식 활동이 발족 4년여 만인 29일 막을 내렸다. 단속반은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막대한 액수의 국민혈세(공적자금)를 지원받은 부실기업주와 부실금융기관 임직원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검찰은 물론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이 참여해 2001년 12월 만든 수사팀이다.

단속반은 그동안 기업임원 167명, 대주주 33명, 전직 국세청장 등 공무원 21명, 금융기관 임원 5명 등 290명을 사법처리했고 그중 106명을 구속기소했다. 은닉재산 2144억원을 추적, 568억여원을 회수하기도 했다. 윤리의식을 저버린 채 ‘외적 성장’에만 몰두했던 과거의 행태를 부끄럽게 하는 성과다. 공적자금으로 호의호식해온 몇몇 기업 오너들의 행태는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4200억원 사기대출 및 회사자금 207억원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은 서울 성북동 고급 주택가에 700평짜리 집에 100평 규모의 실내골프장, 헬스장, 개인 법당까지 갖추고 살다 적발됐다.

IMF 사태가 남긴 ‘후유증’을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치료해온 셈이지만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지난 10월까지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해 각종 금융기관에 지원된 공적자금은 167조8000억원. 하지만 회수액은 75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45.1%에 불과하다. 1인가구 월 최저생계비가 40만원인 대한민국에서 국민 1인당 192만원가량의 거액이 여전히 ‘혈세’로 메워져 있다. 이 사실을 수사 직전 해외로 도피해 소식이 감감한 해태유통 박성배씨, 태창 이주영씨 등 부실기업주와 핵심임원 21명이 알고는 있는지 궁금하다.

김재곤기자 k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