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임시국회 등원을 거부한 한나라당이 ‘국회 파행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한나라당은 제1야당으로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새해 예산안 심의와 처리에 불참했다. 열린우리당이 30일 오후 나머지 야당과 예산안을 처리하면 지난해(31일) 세운 최장 ‘늑장’ 기록은 면하게 된다.

장외투쟁에 나선 한나라당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국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최장기 등원 거부’ 기록도 바뀌게 된다. 지도부의 강경 분위기를 감안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와관련 “자칫 잘못하면 5월 지방선거까지 않겠느냐 비관적 전망도 없지 않다”며 “(내년 초) 두 번의 임시국회 물건너갔다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최장기 등원 거부는 지난 67년 7월 7대 개원국회에서 발생했다. 당시 야당이던 신민당이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등원을 거부하다 개원 142일만에 등원했다. 92년 6월 14대 개원국회도 원 구성에 대한 여야의 마찰로 4개월만인 10월 정기국회에서 정상화됐다. 98년 5월 15대 후반기 개원 임시국회도 원구성 마찰로 73일만에 이뤄진 바 있다. 헌정사를 돌아보면 국회공전은 13대 이후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선출 등 원구성을 둘러싼 등원 거부가 많았다. 공전일수는 12대에서 28일에 불과했지만 13대 103일, 14대 133일, 15대 256일로 대폭 늘었다.

박영출기자 eq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