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연구팀의 논문조작 등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원회 활동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검찰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최소한의 수사’를 강조하면서 황우석 교수 연구와 관련한 고소·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수사를 전담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의 자체조사 결과 줄기세포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금품 제공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전담 수사반을 구성해 검찰수사를 전면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의 보고라인이 대검 형사부에서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중수부로 바뀌고, 대검 중수부내 첨단범죄수사과가 자료 및 첩보 검토를 본격화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대검내 과학수사기획관실도 생명과학이라는 전문분야의 지원 업무를 위해 관련 논문 및 자료를 방대하게 검토하고 있다.

대검의 한 간부는 “대검 중수부가 그동안 권력형 비리만을 수사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혀 중수부가 직접 수사를 맡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간부는 “대검 차원에서 수사팀이 꾸려지지 않을 경우에는,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 검사들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에 공이 넘어온 부분은 황 교수가 제기한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과 황 교수측이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에게 전달한 5만달러의 성격이다. 국정원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의혹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김선종 연구원의 회유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검찰이 5만달러의 출처 및 전달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부가 황 교수팀의 허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백억원의 국고를 지원한 경위에 대해서는 현재 감사원이 초동 감사를 진행중이다. 감사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된다면 검찰에 고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황 교수팀의 난자 취득 과정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연구원의 난자를 강압적으로 취득했는지 여부도 검찰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가 확대되면 황교수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에 개입한 모든 사람들이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노윤정기자 pruf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