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인 저자는 성공회 신자로 미국에서 공부했다. 그는 선사(禪師)이며, 기독교와 불교, 도교에 조예가 깊으며 기독교와 선불교의 소통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선의 특징으로 현전성(現前性), 평범함, 열정, 통찰력, 무위, 부드러움, 자유, 단순함, 역설, 우뇌적인 태도라는 10가지를 꼽는다.

예를 들어 현전성은 자기 내부와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완전히 알아차리는 능력을 말하는데, 예수 역시 ‘정신을 차려라’‘보라’라는 말을 항상 강조한다. 저자는 선의 특징을 예수의 삶과 가르침, 죽음과 부활, 천국, 사랑, 믿음 등 기독교의 근간이 되는 기본 개념들과 비교해 기독교와 선의 유사성과 합일점을 찾고 있다. 또 천국은 기쁨의 상태를 일컫는 것으로 이도 선과 통한다. 비생산적인 생각을 하면 기쁨은 곧 사라져 버린다.

따라서 천국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無思) 지대에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말한다. 열린 마음으로 두 종교를 바라보면 영적 전통들이 결국엔 하나라는 사실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진현종 옮김.

엄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