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시장에서 강남구는 가라앉고 강동구가 뜬다.’

서울 강동구 고덕택지지구 지구단위 계획이 28일 확정돼 이 지역 재건축 사업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그러나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임대 아파트 의무 건설 등 각종 재건축 규제에 걸리는 서울 강남구 지역은 삼성동 영동 AID아파트를 제외하곤 사실상 재건축 사업이 중단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통과된 지구단위계획에는 단지배치 등 건축계획이 포함돼 내년 1월 19일부터 강화되는 새 건축법 시행령을 적용받지 않아 종전법으로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 고덕주공2단지 조합 관계자는 “새 건축법이 적용되면 건립 가구 수나 층수가 줄어들어 사업에 타격이 큰 데 법 시행 이전에 지구단위가 통과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요구해온 층고제한 완화는 이번에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가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평균 15층, 최고 20층으로 풀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덕지구에서 사업추진이 가장 빠른 고덕 주공1단지는 내년 초 건축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내년 1월 6일 건축심의를 신청하고 3월말~4월초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 5월에는 일반분양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덕 주공2~4단지 등 나머지 단지도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덕 주공2·3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은 보합세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민들이 고무돼 있다”며 “매물이 회수되고 문의가 늘고 있어 가격도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던 고덕 1~3동, 명일 2동 일대 단독주택지 1만2000여 가구도 이번 지구단위 계획 확정으로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이 허용돼 집값이 뛰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재건축의 핵심지역인 강남구는 저밀도지구 분양이 올해로 거의 끝나 수익성 있는 재건축 단지가 거의 없는 상태다. 내년 강남구에선 청담·도곡저밀도지구의 마지막 재건축 물량인 삼성동 AID아파트가 일반 분양된다. 이르면 1월 중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단지를 빼곤 사실상 강남구 지역에서 재건축 물량이 전무하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이번주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0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며 “이는 강남구 지역 아파트의 재건축이 어려워지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