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서울시민들은 ‘교통카드 대란’ 이라는 짜증나는 일을 겪게 될 지도 모른다. 서울시 교통카드 서비스사업을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KSCC)와 신용카드업계간에 후불제 교통카드 수수료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 12월29일자 11면 보도)

사건의 발단은 KSCC가 삼성·신한·외환·롯데카드 등 4개 카드사에게 후불제 교통카드 1장당 3800원의 추가 수수료를 요구하는 재계약을 추진하면서부터. 카드사들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부당한 요구”라며 반발했고, KSCC는 이달말 이들 카드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가 27일 후불제 교통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했고, 롯데카드도 내년 1월부터 중단할 방침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재계약이 결렬되면 신규가입 중단은 물론 기존 회원도 최대 3개월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후불제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서울시 교통카드 이용자 2000만명 중 4개 카드사의 이용자수는 25%인 500만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업계에서는 후불제 교통카드는 월 5만원이상 사용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성인이 매일 대중교통을 2번 이용해도 한달(30일)에 4만8000원이어서 이것만으론 장사가 되지 않는다. 카드사 관계자는 “교통카드는 회원 편의를 위한 것이지, 수익을 위한 게 아니다”며 “역마진을 감수하고 장사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SCC측은 “수수료 현실화는 불가피하다”고 맞서고있다. 이처럼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애꿎은 서울시민들이다.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KSCC의 대주주인 서울시에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중교통은 시민의 발이다. 공공성을 감안한다면 양측이 자기 주장에 연연하기보다는 합리적인 타협을 통해 새해에는 가능한 빨리 좋은 소식을 내놓기를 바란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