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3년 동안 12월이 가장 따뜻했던 해는 2004년, 가장 추웠던 해는 올해로 기록됐다. 12월 평균기온 최고·최저 기록이 2년 연속 경신된 것. 이같은 현상을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상 현상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매서운 동장군의 위세가 꺾이면서 날씨가 제법 포근해졌으나 1월 상순 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1월 상순엔 서해안 지방, 하순엔 동해안 지방에 지형적인 영향으로 제법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33년만의 12월 추위=12월 평균기온 최고·최저 기록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경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73년부터 33년 동안 12월이 가장 따뜻했던 2004년 12월의 평균기온은 영상 4.2도, 최저기록을 세운 올 12월의 평균기온은 영하 2도로 무려 6.2도의 차이를 보였다. 평년기온(1.7도)과 비교하면 지난해 12월은 2.5도 높았고, 올 12월은 3.7도 낮았다.

1973년은 국내 기상관측소가 60개가 넘어선 해로 기상청이 전국 통계를 낼 때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 33년 동안 12월 평균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해는 올해와 1985년(영하 1.4도), 1973년(영하 0.9도), 1980년(영하 0.5도) 등 4년밖에 안된다.

지난해와 올해 12월 기온이 극과 극의 널뛰기를 한 이유에 대해 기상청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라 최근 추위와 가뭄, 태풍과 카트리나 등 기상현상의 강도가 세지는 이상기상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12월 평균기온이 2년 연속 극값을 경신한 것도 지구온난화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근한 연말연시와 서설=맹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최근 날씨가 많이 푸근해졌다. 31일은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국의 낮 기온이 평년보다 1~3도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근한 날씨는 다음주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내렸으나 31일은 남부지방에 눈이 조금 오겠다. 내년 1월1일엔 전국적으로 눈이 내릴 전망이다. 조상들은 새해 첫날 눈이 오면 상서로운 눈, 즉 ‘서설(瑞雪)’이라고 하여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변덕스러운 1월 날씨=내년 1월의 평균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기온 변화의 폭이 커 변덕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월 초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상순 후반에는 한차례 기급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1월 상순의 기온은 평년보다 낮겠고 서해안 지방에는 지형적 영향으로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며 “중순에는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기온 변화의 폭이 크겠다”고 밝혔다. 하순에는 일시적인 ‘북고남저’ 형태의 기압배치가 나타나 강원 영동과 산간 지방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