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마감된 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안정지원 경향이 뚜렷해 주요대 인기학과의 경쟁률이 작년과 견줘 떨어졌다.반면 중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률은 높았다. 30일부터 논술 구술면접 등 대학별 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입지원 경향=청년 실업난을 반영해 취업이 상대적으로 잘되는 학과들에 대거 몰렸다. 대학마다 사범대의 경쟁률이 높았으며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한 생명공학, 유전공학, 약학 분야에도 지원자가 몰리는 특징이 두드러졌다. 고려대의 경우 보건과학부 10.13 대 1, 생명공학부 6.20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한양대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는 54 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11개 교육대학의 평균경쟁률도 2.78 대 1로 작년 경쟁률(2.37 대 1)보다 높았다.

서울대 의예과 4.24 대 1, 연세대 의예과 3.98 대 1, 치의예과 4.02 대 1, 고려대 법과대 3.14 대 1, 의과대 4.05 대 1, 성균관대 의예과 3.53 대 1 등 주요대학의 인기학과는 대체로 작년에 비해 경쟁률이 다소 낮았다. 그러나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대학, 즉 서강대 7.73 대 1, 한국외국어대 6.54 대 1, 중앙대 5.19 대 1, 경희대 7.52 대 1, 이화여대 4.22 대 1, 건국대 10.2 대 1, 동국대 6.40 대 1 등은 수험생들이 세 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경쟁률이 높았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려워 중상위권 학생이 많아진 것도 이들 대학의 경쟁률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교육·사범대의 합격선은 작년보다 대폭 올라가고 의학계열 학과의 합격선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버 마비 후유증=수험생들의 막판 눈치작전 탓에 28일 인터넷 접수가 중단되는 혼란속에 수험생 일부가 동일 모집군에 중복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원서 접수일 연기사태’에 이어 후유증이 심상찮을 전망이다. 대학 입학처들에 따르면 “인터넷 서버가 마비돼 나도 모르게 중복 지원했으니, 접수를 철회해 달라”는 지원자들의 요청 전화가 빗발쳤다. 중앙대측은 “100여명의 수험생이 이런 케이스”라고 밝혔으며, 원서접수 대행업체인 유웨이 관계자도 “수도권 대학중 많은 곳은 100여명, 적은 곳은 20∼30명 가량 있다”고 귀띔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중복지원수험생의 구제가 가능하되, 해당대학에 접수취소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제출하는등 즉각적으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대학 입시 정시모집 원서 접수 인터넷 사이트 마비가 해킹 등 고의적인 조작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문성웅기자 sw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