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군 개혁 마스터플랜인 ‘국방개혁 2020’이 북한 특수부대의 공격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며 한국이 전체적인 미군 능력의 절반 정도만 갖춘 군대로 미군의 임무와 유사한 예비전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 50조~60조원의 비용부담이 들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이 같은 결과는 국회 국방위 소속인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이 미국 랜드(RAND)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에게 한국정부의 ‘국방개혁 2020’에 대한 분석을 의뢰해서 나온 것이다.

이 연구용역에서 베넷 박사는 “한국정부의 국방개혁안에 따른다면 북한의 가시적인 위협보다 특수부대나 역습방어군 등 은폐된 위협에 대한 대응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해안선 방어를 경찰이 맡도록 하면 징병 대상 연령의 인력 규모와 경찰가용 인력이 감소해 특수작전부대 및 테러리스트에 대응할 수 있는 병력은 상당히 감소되는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넷 박사는 또 “적대국이 핵,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경우 한국군은 필요전력확보와 자주국방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베넷 박사는 출산율 감소와 국방 예산확보의 어려움을 국방개혁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8년 20세 청년의 수는 31만7000명, 2013년에는 최대 36만8000명으로 반등하지만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2020년 국방부가 목표로 한 50만명의 병력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징집연령 집단의 8.7%를 장교와 부사관으로 모집해야 하지만 이는 어떤 합당한 수준의 보상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넷 박사는 “예측가능한 미래까지는 한국군에 징병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산문제와 관련, 보고서는 국방부가 전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특히 전력증강예산이 위태로울 수 있고, 무기체계의 비용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건비 예산은 부사관 증원을 보장하기 위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5년부터 국방예산이 너무 많이 줄어든다는 점을 지적하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3~5% 예산 증액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장교와 부사관 지원자의 감소에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 ▲대량 살상무기 대처 ▲군사기반시설 개량 ▲정보능력 제고 ▲군수지원체계 개선 등 위기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승배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