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붐에 힘입어 호텔가 등에서 연말 명품 와인파티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해부터 저가 햇와인인 보졸레누보 거품이 빠지면서 올들어 호텔가에서는 보졸레누보 이벤트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대신 고가 명품와인 디너행사가 연말 특급호텔 등에서 봇물을 이루면서 와인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올 한해 명품와인 디너행사로 조지프 펠프스·샤토 오브리옹·샤토 페트뤼스·샤토 팔메·알마비바·돔 페리뇽 등이 이어지고 있다. 1인당 참가비용은 17만원에서 50만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좌석 예약이 힘들 정도로 와인 마니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신라 식음기획팀의 소믈리에 출신 홍정화 팀장은 “명품와인 갈라디너의 경우, 최고급 명품와인 테이스팅과 더불어 최고급 만찬과 이벤트가 함께 제공돼 큰 만족을 주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 향상과 매출 향상에도 큰 영향을 줘 갈수록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4일 ‘5샤토 갈라디너’를 개최하는 롯데호텔서울 양식당 ‘쉔브룬’의 관계자는 “50명 정도 한정된 인원에 해마다 서너차례 개최하는데 와인 마니아나 와인을 배우려는 최고경영자(CEO), 와인회사 등에서 초청한 VIP 고객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5샤토 갈라디너’의 경우 병당 판매가 60만∼85만원에 이르는 샤토 팔메·샤토 마고등 5가지 최고급 와인을 1잔씩 시음하고 품격있는 만찬과 공연까지 즐길 수 있어 와인 마니아들을 매료시킨다. 롯데호텔서울 와인레스토랑 ‘바인’의 경우 매달 와인파티이벤트를 개최하는데 참가비는 8만∼1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매번 60∼80명의 인원으로 채워진다.

이처럼 와인 마니아 입장에서는 연말 특급호텔 등에서 열리는 갈라디너 행사는 평생 맛보기 힘든 고가 와인을 여러 잔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행사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판매가로 돔 페리뇽 96년산 24만원, 98년산 26만원, 돔 페리뇽 로제 95년산 58만원, 돔 페리뇽 외노테크 90년산 43만원, 헤네시 XO 35만원이다. 실제 이 모든 와인 및 주류를 한잔씩 맛보는 것만도 20만원이 넘는다는 것.

최근들어 파티문화의 급격한 확산으로 와인 동호회나 카페 등이 활성화되면서 와인 마니아가 급증하면서 고급와인 수입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와인 유통회사인 ‘와인나라’가 9만5000원 상당의 고가 와인 공동구매를 했는데 5일만에 200병이 모두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와인나라 김혜주 팀장은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주5일근무제 도입에 따른 여가문화·파티문화가 활성화하면서 매년 25∼30% 정도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와인시장은 초보자를 중심으로 한 초저가 와인과 명품 와인으로 양분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연말 와인 마니아들을 위한 호텔가의 대표적인 와인파티와 와인이벤트 등을 소개한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