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일수록 팀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팀 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이 자주 눈에 띈다. 7차전 1회 말 현대 공격. 전준호의 홈스틸로 선취점을 뽑은 뒤 1사 만루의 득점찬스는 계속됐다. 이숭용의 타석. 상대 투수 전병호는 이때까지 3사사구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그런데 이숭용은 초구에 스윙,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전병호의 초구는 높게 들어오는 볼이었는데 이숭용은 성급하게 배트가 나갔다. 자신이 혼자서 해결하려는 의욕이 앞서 어이없이 아웃됐고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삼성은 5회 대거 6득점했다. 내용도 괜찮았다. 5회에만 현대는 4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고 이들이 5회에 던진 공은 47개였다. 삼성 타자들이 끈질긴 면을 과시한 건 6득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현대는 6회 4득점했다. 역시 내용이 좋았다. 우선 김재박 감독은 2명의 대타를 기용했는데 2루타, 3루타를 때려 김 감독의 감은 또다시 보기 좋게 적중했다. 삼성 투수들은 6회에 40개의 공을 던졌다.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삼성의 5회 공격 때 현대 투수 전준호는 2사 만루에서 폭투를 던졌다. 3루 주자가 홈인했고 2루 주자도 홈으로 달려왔다. 뒤로 빠진 공을 포수가 잡아 홈으로 송구했는데 홈을 커버하던 전준호는 2루 주자의 태그를 잊었다.

삼성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1회 삼중살을 당할 때 2루 주자였던 박한이는 전력을 다해 2루로 돌아가지 않아 삼중살을 당했다. 전준호와 박한이가 좀더 긴장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7차전을 비긴 탓에 한국시리즈는 10차전까지도 갈 수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정신적인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긴장하지 않는다면 이길 수 없을 것이다. iTV 해설위원 www.gbk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