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내수면 어업은 웅어의 포획량과 함께 쇠락해갔다. 웅어는 4~5월에 한강하구로 올라와 알을 낳는 회유성 물고기다. 김포, 교하, 고양의 한강으로 왔고, 멀리 올라오는 놈들은 행주나루나 개화산 앞강까지 왔다. 맛이 달고, 향기는 흐릿해서 입안에 스민다. 씹히는 질감은 가볍고 삼키고 나면 뒷맛이 투명하다. 웅어는 ‘자산어보’에 횟감의 으뜸으로 모셔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대궐에서 나온 말 탄 관리들이 웅어를 몰아갔다. 강가에 웅어를 잡는 전담 관청(위어소)을 설치했고 강변고을 수령들이 백성을 부려서 웅어를 잡았다.

큰놈은 몸길이가 30㎝가 넘는다. 몸매는 날카롭고 뒷지느러미가 길어서 물을 거스르는 장거리 여행에 알맞다. 주둥이 위쪽에 긴 가시가 돌출해있다. 이동할 때는 가시를 뺨에 붙이고, 멈추어 쉴 때는 이 가시를 모래나 뻘에 박는다. 배의 닻이나 마찬가지다. 갈대숲에 알을 낳고 한동안 거기에 머문다.

옛글들은 웅어를 위어(葦魚)라고 적기도 한다. ‘葦’는 갈대다. 웅어는 오염된 물에서는 살지 못한다. 깨끗한 물이라도 맑아서 들여다보이는 물에서는 살지 못한다. 웅어는 깨끗하고 또 흐린 물에서 산다. 그래서 한강하구는 웅어의 낙원이었다. 웅어는 임금이 계신 곳을 그리워한다는 전설이 있다. 물고기의 생애에 이런 정치적 배경이 형성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아마도 기어이 한강하구를 거슬러 서울 쪽을 향하는 생리 때문에 이런 전설이 비롯되었을 것이다. 5월은 웅어잡이의 철이다. 지금 한강하구 전류리 포구에서 웅어는 이따금씩만 잡힌다. 이 귀한 고기의 맛을 도시사람들이 알 리 없어, 포구에서 거래되는 웅어값은 20마리 한두름에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