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에서 대기업은 제품을 파는게 아니라, 이미지를 판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술력의 차이가 미미하다면 어떤 기업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좋은 이미지를 주느냐가 기업간 경쟁에서 승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라고 봅니다.”

오종희 LG 공익재단 총괄부사장은 기업의 공익활동은 광의의 전략적 마케팅 차원에서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하고,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선 이같은 기본적 활동이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경향이 거세지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선 특히 그렇다. 기업도 상품만 팔면 그만이라는 시대는 지났다. 사회공헌 활동은 그 효과를 계량화하기 힘들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노력의 대가가 기업에 U턴돼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대기업의 사회공헌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과거에는 기부 같은 단발성, 일회성 사회공헌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요즘에는 복지, 문화, 학술지원, 환경보전등 공익사업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중에는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도 많이 포함돼있다. 당장의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우연인지 몰라도 지난 40∼50년간 꾸준히 재계 수위자리를 지켜온 삼성이나 LG등 대기업들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LG의 사회공헌 활동은.

“70년대부터 LG는 사회공헌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기업은 사회와 더불어 함께 발전해야한다’고 오래전부터 강조해왔다. 다른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위축됐던 외환위기 때도 LG는 사회공헌 활동을 오히려 더 늘렸다. 정부정책으로 연결된 공부방 지원이나 왕따 방지를 위한 비디오테이프 제작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몇년전부터는 ‘찾아가는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지원)를 내걸고 학생들에게 놀부전 등 ‘우리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