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를 하며 시도하는 애무는 짜릿하다. 작지만 큰 변화를 시도할 수 있어 좋다. 은근히 들떴다가도 막상 러브호텔에 들어가 ‘멍석 깔면’ 다소 김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적어도 분위기를 중시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드라이브 애무는 그런 낭패감을 줄일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다.

바야흐로 무드 넘치는 자동차 안. 음악까지 자유자재로 ‘디제잉’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운전하던 그가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자신의 허벅지 위에 갖다 놓는다. 그러곤 한 손으로 연인의 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그녀도 이에 화답하듯 조용히 그의 몸을 훑는다. 이미 힘이 들어가 있는 그의 페니스, 엉덩이, 유두, 머리카락, 귓불, 어깨근육, 허벅지, 손가락…. 하나하나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듯 오밀조밀 다루어준다. 이쯤에서 그녀는 자기 몸을 더듬는 그의 손을 지그시 눌러 막는다.

“가만, 좀더 집중하고 싶어.”

속삭이듯 말한 후 일방적으로 그의 몸을 ‘드라이브’하기 시작한다. 이제 그는 양손이 묶인 거나 다름없이, 은근한 기대감을 안고 연인의 처분만 기다린다. 이런 상황에 더욱 흥분한 듯 그녀도 관능과 장난기를 적절히 섞어 애무의 강도를 높여나간다. 그러곤 짐짓 여유 있게 한마디.

“벌써 흥분한 거야? 난 이제야 슬슬 발동 걸리는 중인데~.”

헛, 심지어 놀리기까지 어둑해지곤 있지만 차는 여전히 사람 많은 도심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다. 쏟아져 들어오는 익명의 시선들, 이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며 둘만의 뜨거운 대화를 그만두지 않는 연인. 미끄러지는 차의 움직임에 따라 서로의 몸에 닿는 손가락들에도 미묘한 힘의 변화가 생겨난다.

예측하기 어려운 사소한 자극의 동선이, 생각보다 두 사람을 대담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공간에서 직접적인 섹스를? 오오, 간혹 ‘별식’처럼 시도하면 모르되 생각보다 뒤끝은 별로일 가능성이 높다. 둘 다 ‘폼 나는 섹스’만으론 성에 차지 않는 실용파(?)들이라면 더더욱 주의를 요한다. 비등점까지 차오를 듯 헐떡대는 수위에서 오럴이나 마무리 터치쯤으로 간결히 ‘무대’를 정리해주는 것도 한 방법. ‘리허설’쯤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감동은 ‘본공연’ 수준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드라마틱한 애무의 질감을 마음껏 음미하는 ‘드라이브 터치’는, 소심하던 연인들을 민감한 돌기처럼 자극해주어 더욱 좋다.

위쯔 (마음스타일리스트 morpeus@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