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콩 한인촌에도 ‘사스’침투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확산이 좀체 그칠 조짐을 보이지 않은채 최악의 상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진원지인 중국의 경우는 거의 전역으로 퍼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피해자가 급증하는 중이고 세계 각국은 북한이 한국 방북 인사들의 베이징(北京) 경유를 금지시키는 등의 예방 캠페인에 나선 데에서 보듯 ‘사스와의 전쟁’을 전개하고 있으나 뾰쪽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과 홍콩 다음으로 큰 피해를 입은 싱가포르와 캐나다에서는 직원들이 감염된 야채 시장과 병원이 바리케이트로 봉쇄되는등 심각한 공황 상태가 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곳은 중국과 홍콩이다. 중국은 베이징에서 7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 한국인 유학생들과 상사 주재원 가족들의 귀국 러시나 각급 학교의 잇따른 휴교가 공연한 호들갑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더구나 22일에는 한국인들의 집단 거주지인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아파트단지에서 사망자 발생이 확인돼 5만여명 규모의 한국인 사회가 엄청난 충격에 빠져 있다. 베이징 인근의 톈진(天津)도 예외는 아니다. 21일 처음으로 2명의 사망을 중국 위생 당국이 확인, 인근 탕구(塘沽), 랑팡(廊坊), 싼허(三河)시까지 공포로 몰아넣어 버렸다. 사스의 진원지인 광둥(廣東)성에 가까운 상하이(上海)의 환자가 2명뿐이라는 위생부의 발표를 중국인들이 전혀 믿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다 까닭이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사실은 사스의 피해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비관론이 전국으로 폭넓게 확산된다는 사실에 있지 않나 싶다. 오는 4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바로 이 탓에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같은 전망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감염자 2754명, 사망자 92명인 현재의 피해는 거의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스의 최대 피해지중 한곳인 홍콩은 교민 밀집 지역인 홍콩섬 타이구청(太古城) 타이구완루(太古灣路)의 주니퍼 맨션에 환자가 발생, 교민들을 공포로 떨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교민들은 일시 귀국한 가족들의 귀환을 연기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홍순도특파원 mhhong@munhwa.co.kr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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