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1층에 가면 유명화장품사가 마음대로 써볼 수 있게 하는 색조화장품 진열대를 볼 수 있다. 지금은 흔해진 이 진열대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브랜드는 ‘메이크업 포에버’. 1980년대초, 색조화장품이라고는 펄이 든 2~3가지 색의 콤팩트가 전부이던 때 서울 명동에 손바닥만한 작은매장으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전문가와 연예인을 거쳐 이제 여대생을 비롯한 젊은 여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단순한 미국식 이름을 지닌 ‘메이크업 포에버’는 의외로 프랑스 브랜드.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영어를 사용했다. 1984년 아티스트들의 거리인 파리의 보에티에 5번가의 한 스튜디오. 이곳에서 조각가 출신이자 파리의 메이크업 아카데미 크리스천 쇼보 교장을 역임하기도 한 보디및 아트메이크업 전문가 다니 산츠가 다른 사람들이 쓰지 않는, 자기만을 위해 일과후와 휴일마다 조금씩 만들어온 제품들로 ‘메이크업 포에버’를 내놓았다.

프로페셔널 아티스트를 위한 제품으로 출발한 이 브랜드가 자랑하는 것은 단연 높은 품질. 전세계 45개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피부에 안전테스트를 거쳐 생산됨으로써 짧은 시간안에 색조화장품의 명품, 색조화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로 인정을 받았고, 1999년 ‘루이비통’을 비롯한 수많은 브랜드로 전세계 럭셔리 시장을 쥐고 흔드는 LVMH사로 흡수되었다.

‘메이크업 포에버’가 내놓는 제품은 125색상의 아이섀도, 투명분을 비롯한 파운데이션류, 100색상의 립스틱, 브러시, 영화 등 특수분장을 위한 제품 등 1400여가지에 이른다. 한마디로 표현못할 색상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립스틱과 립글로스를 조합한 립컬러, 액체타입의 아이섀도 등은 현장 전문가들의 아이디어와 경험, 필요와 노하우에 의해 탄생한 제품들. 이 때문에 많은 제품이 서로 섞어 쓸 수 있고, 사용자에게 저절로 한걸음 깊이 색조화장의 테크닉에 접근하도록 만들어준다.

현재 53세의 다니 산츠는 여행을 통해 메이크업 트렌드의 영감을 얻으며, “자신이 지닌 아름다움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여성의 미”라고 말한다. 이번 2003년 봄여름 트렌드의 주제인 ‘붉은 사막’은 사하라 사막처럼 깊고 위대한 자연을 여행하는 여인, 자연과 동화된 여인을 나타낸다. 일반인에게는 쉽게 ‘에스닉(이국풍)’으로 다가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형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