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는 94.8%, 전남 장흥군은 9.2%.’

전국 248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재정자립도 1위인 경기도 과천시와 꼴찌를 차지한 전남 장흥군간의 격차는 무려 10배가 넘는다. 지역간 재정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뚜렷하다.

재정자립도란 지자체가 일반회계 예산규모에서 자체적으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합한 금액의 비중을 뜻한다. 이같이 재정수입의 자체 충당능력을 말하는 수치인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재정이 건전하다는 의미가 된다.

20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4.6%였다. 경기도 과천시가 94.8%, 서울시가 94.7%로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광역시 중에서는 인천이 73.1%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의 경우는 70.1%였다.

그러나 대도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을 살펴보면 사정은 형편없다. 올해 군 지역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9.1%.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전국 89개 군 지역 중 76곳의 재정자립도는 10∼30%대였다. 평균을 넘은 곳은 울산 울주군(58.5%)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올해 조사에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79.4%인 197곳이 재정자립도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과 충남지역, 전남·북은 평균 재정자립도가 30%를 밑돌았다. 반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재정자립도 상위 10곳은 모두 수도권 대도시가 휩쓸었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57.6%에 비해 3.0%포인트 떨어졌다. 재정자립도는 98년 63.4%를 기록한 이후 99년 59.6%, 2000년 59.4% 등 매년 악화되고 있다. 재정자립도에서 전국 하위권인 전남·북과 강원도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더 낮아졌다.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는 원인은 신규사업 등 매년 필요한 예산규모는 늘어나지만 지방세와 세외수입 구조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군 지역은 전체 산업 가운데 농업 비중이 많아 재산세나 취득세 등 지방세 수입이 적어 국가의 보조가 없으면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 정도로 재정자립은 요원한 일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