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에서 국군포로 출신 이정석(69)씨와 형 형석(80)씨가 평양에서 만난데 이어 이번 3차 교환방문에서도 국군포로 출신인 손원호(75)씨와 김재덕(69)씨가 북한을 찾은 동생들을 만나게 됨으로써 이산가족교류를 통한 국군포로 문제 해결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그간 명시적으로 ‘북한에는 단한명의 국군포로도 없다’며 국군포로문제가 협상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북측이 2차 이산가족상봉 때부터 이산가족 교류에 이들을 포함시킨 것은 국군포로 문제를 이산가족 교류차원에서 해결하겠다는 남측의 구상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가 현재 북에 생존해 있다고 추정하는 국군포로의 수는 1만9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이름이 파악된 국군포로는 343명이다.

국군포로 문제가 남북간의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국군포로 조창호(포로 당시 소위)씨가 지난 94년 10월 귀환하면서부터였다. 조씨는 귀환한뒤 국군포로의 비극적인 북한내 생활상을 고발했고 뒤이어 양순용, 장무환, 김복기, 박동일씨 등이 탈북, 입국하면서 국군포로문제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관심사가 됐다.

그러나 북측은 26일 국군포로의 상봉 보도에서 보여주듯 국군포로를 ‘국군으로 복무하다 전향해온 자’ 정도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난 99년 3월 북한 평양방송에 따르면 남측이 제기하는 국군포로문제에 대해 “반공화국 대결소동”이라며 “국군포로니 납북자니 하는 사람들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99년 1월에야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국군포로와 가족의 생활안정 및 복지조치에 나서는 한편, 광의의 이산가족으로 분류, 문제해결을 시도했다. 이 법은 귀환 당시 계급별 보수 기준을 마련해 국군포로를 3단계로 구분하고 정착금과 주거시설을 차등지원하고 있다.

사병의 경우, 입대일 기준 3년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하사로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군포로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북측의 완강한 태도로 성사가 어려운 것으로 전망됐었다.

〈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