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명자 환경부장관

김명자(金明子.55) 신임 환경부장관은 학생들사이에서 ‘족보’가 통하지 않는 교수로 통한다.절대로 같은 시험문제를 내는 법이 없고 학점도 박한 ‘깐깐한 교수’라는게 학생들의 평가다.

동료교수 사이에서는 ‘투피스 정장으로 가장 멋을 내는 교수’와 ‘소신을 굽히지않는 강단있는 교수’란 두가지 평가가 따라다닌다.

24일 오후 숙명여대 화학과 연구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장관은 청와대로부터 급작스런 장관임명 통보를 받은 직후임에도 시종 차분함을 잃지않는 모습이었다.

인터뷰내내 김장관은 환경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을 의식한듯 환경문제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조목조목 전달하려고 애썼다.

“급격한 산업화과정에서 그동안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전예방 대책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환경문제를 사후에 어렵게 풀기보다는 사전예방 차원에서의 정책개발이 가장 시급합니다.” 김장관은 대부분의 환경문제가 주요국가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환경이란 측면을 고려하지 않아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김장관은 환경문제에 관한한 “정책입안과정에서 환경정책이 자연스럽게 고려될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이 현안과제인 동강댐과 위천공단 문제에도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동강댐등의 문제는 다양한 목소리와 주장의 근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가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김장관은 또 화학과교수가 환경부장관으로 발탁된 것이 예상밖이라는 주변의 시각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경력을 보면 의문이 사라질 것”이라며 환경부의 환경보전실무대책위원, 국회환경포럼 정책자문위원등의 경력을 내세웠다.

실제로 김장관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위원 등 줄잡아 30여개가 넘는 기관과 단체에서 활동해왔다. 특히 91년에는 KBS의 객원해설위원을 맡아 ‘과학 2001’이란 프로의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처럼 왕성한 사회활동과 과학자로서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김장관은 새정부의 ‘인재풀’에 포함돼 그동안 개각때마다 입각설이 나돌기도 했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김장관은 스물일곱의 나이에 미국 버지니아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74년 숙명여대교수로 임용된뒤 화학과장, 이과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부친은 예일대 교환교수를 지낸 영문학자 김재근(金在根)씨이고 외솔 최현배선생의 손자인 남편 최동식(崔東植·고려대 화학과)씨와 미국유학중 만나 결혼했으나 96년 이혼했다. <최현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