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파업 18일만에 경찰력이 투입된 만도기계 노사분규는 현대자동차사태와 같이 정리해고를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자동차산업의 극심한 불황과 매출감소, 자금난 가중,유휴인력문제심화등 정리해고계획을 발표하게 된 배경도 같다.

그러나 정리해고에 대한 노조의 대응방향은 달랐다.현대자동차노조는 2천5백억원에 달하는 임금삭감안과 평화선언등 양보안 제시를 통해 일정정도 명분을 축적했다.그러나 만도기계 노조는 회사측이 제시한 임금삭감안에 대해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경찰력 투입은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만도기계는 현대자동차등 자동차 6개사에 모두 부품을 조달하고 있지만 재고가 하루에서 1주일치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고 부품조달에 이상이 생길 경우 자동차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는다는 점에서 경찰력 투입은 충분히 예견됐다.

18일간의 전면파업기간동안 노사가 타협점을 모색했지만 협상에 전혀 진전이 없었다는 점도 감안된 듯하다. 특히 현대자동차 사태해결과정에서 비판을 받았던 정부로서는 이번 사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쏟아질 비난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사태 이후 정부내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통해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단호히 응징한다는 선례를 남겼지만 노사정 3자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난국을 극복하자던 신노동정책은 표류하게 됐다.

만도기계는 지난해말 모그룹인 한라그룹 부도 후 자구노력과정에서 노사가 2월23일 고용안정및 경영정상화에 관한 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최근 현대자동차사태 등으로 인한 자동차산업위축으로 경영위기가 지속되자 회사는 ‘1천90명에 대한 고용조정 또는 기본급 5%와 상여금 2백% 반납등 임금삭감안을 수용할 경우 3백여명에 대해서만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고용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대신 기본급인상과 임금삭감없는 근로시간단축을 통한 위기타개방안을 주장했다.협상이 결렬되자 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회사측은 지난 1일 노동부에 정리해고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노사갈등이 고조됐었다.

<宋吉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