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졌던 KBS 드라마가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KBS 2TV 주말극 ‘야망의 전설’이 시청률 부진을 씻고 뒤늦게 선전하고 있는데다 KBS가 절치부심하며 준비중인 새 일일극 ‘내사랑 내곁에’가 31일 첫회 방송을 앞두고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건국 50주년 특별기획’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고 방송가의 관심속에 출발한 ‘야망의 전설’은 초반에 시청률의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종영 한달여를 남겨둔 지금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두 가족의 애증과 형제간의 우애어린 경쟁속에 한국 근현대사를 녹여낸다는 이 드라마의 제작취지는 ‘모래시계’ 등의 아류라는 비판과 지나치게 무겁다는 평 속에서 차별성을 획득하지 못한채 외면당해왔다.유동근 최수종 채시라 등 화려한 캐스팅도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여동생 정희(이정현)의 죽음이라는 극약처방 등으로 스토리와 작품톤에 변화를 주면서 기사회생을 꾀하고 있다.2주전 주간시청률 7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시청률 상승이 두드러져 ‘수술’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애초에 극중 인애 역을 맡은 채시라의 첫결혼 상대이자 로비스트로 비중있게 다뤄질 예정이던 이영하는 용두사미격으로 제외되고,인애가 미국에서 정우(유동근)의 아이를 가진 것을 최근 몇차례 암시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반전을 꾀하는 등 허술한 이야기구조는 ‘뜯어고치기’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또 KBS가 일일극의 ‘실지회복’을 선언하며 준비중인 1TV ‘내사랑 내곁에’는 MBC ‘한지붕 세가족’의 작가 이홍구씨의 순발력과 다채로운 에피소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인고의 세월을 감내해온 주유소 여사장인 도옥선(강부자)여사가 친동생및 시동생 가족과 함께 사는 대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이와 함께 전면에 허건우(정찬)나창미(강성연)유나경(조미령)간의 삼각관계를 배치해 경쾌함을 더하고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KBS측이 사내공모를 거쳐 뽑은 제목 ‘내사랑 내곁에’는 드라마 제목을 노래방에서 리스트업하는 최근 조류에 발맞춰 김현식의 동명노래 제목으로 최종 결정됐다.한때 ‘그래 맞아’라는 제목이 거론됐던 만큼 시청자들이 무릎을 치며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솔하게 다가가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 <李秀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