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뮤지컬'겨울나그네'의 서창우 윤손하(왼쪽)씨

창립 10주년을 맞는 예술의 전당이 뮤지컬 전문극단 에이콤과 공동으로 최인호씨의 베스트셀러 소설 ‘겨울나그네’를 뮤지컬로 제작, 2월14일부터 3월9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제작비 10억여원을 투입, 지프가 벼랑에서 떨어져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의 스펙터클한 무대에다 공개오디션을 통한 신인주연 공모로 ‘겨울나그네’는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모았었다.

스태프도 국내 최고수준으로 짜였다. 연출 윤호진,편곡 피터 케이,음악감독 박칼린,안무 서병구씨등 지난해 최고의 화제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팀에다 김건모 김원준 인순이등 인기가수들의 히트곡 작곡가인 김형석씨와 영화 ‘겨울나그네’에서 의상을 맡았던 하용수씨등이 합류한 것이다.

소설 ‘겨울나그네’는 70년대를 배경으로 불우한 성장과정을 겪은 낭만주의자 민우와 순수한 영혼을 지닌 다혜의 사랑이야기.이 소설은 상반된 운명속에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는 비련을 애절하게 그리는등 멜로드라마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TV드라마와 영화로도 많이 소개됐다.뮤지컬 ‘겨울나그네’는 소설과 달리 민우의 미군PX물품 빼돌리기를 마약거래로 바꾸는등 시대에 맞게 각색했다.

민우역의 서창우씨와 다혜역의 윤손하씨는 기성과 신인을 포함,2백대1의 공개오디션을 통과한 만큼 인물의 캐릭터에 꼭 맞는 청순한 외모와 뛰어난 노래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주요 조연을 맡은 국내의 대표적인 재즈 싱어 임희숙씨와 유희성 김민수 이희정 김법래 김진아 김정숙씨등 정상급의 뮤지컬 배우들의 중후한 연기와 폭발적인 노래에 다소 눌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있다.

뮤지컬 ‘겨울나그네’는 또 국내 뮤지컬 사상 처음인 24개의 다양한 장면으로 무대가 전환된다. 스노머신을 동원,무대전체가 함박눈에 덮이기도 하며 이태원의 호화 나이트클럽을 옮겨놓은 듯한 클럽 신도 등장한다.

연출가 윤씨는“뮤지컬의 중심은 역시 음악인 만큼 ‘사랑의 테마’ ‘절규의 테마’등 극을 한번 보면 결코 잊히지 않는 감동적인 주제곡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신 못지 않은 스펙터클한 장면들로 아시아 최고수준의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종덕 예술의 전당 사장은 “예술의 전당이 오페라 음악 무용 연극등 다양한 공연을 기획했지만 오페라와 발레만 기획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종합적 예술로 평가되는 뮤지컬 공연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겨울나그네’를 앞으로 고정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金承炫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