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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법 1년과 ‘재단’출범 막는 野

  • 입력 2017-02-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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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상임대표

북한의 또 하나의 최대 명절이라는 지난 16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 75주년을 맞이하듯이 13일 발생한 김정남 독살 사건은 새삼 북한이 얼마나 참혹한 인권 지옥인지를 일깨워준다. 김정은의 이복형이라는 지도층이 저렇듯 대낮에 제3국의 국제공항에서 끔찍하게 살해당하는데, 아무도 들어갈 수 없고 볼 수도 없는 북한 내부의 일반 주민 인권 상황은 오죽할까 하는 것이다.

이미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고위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 명, 2014년 40여 명, 2015년 60여 명, 2016년 140여 명으로 급증해 인권 부재의 공포정치가 가속화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도 지난해 5차 핵실험에 이어 지난 12일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끝을 모르는 북한 김정은의 가공할 무력 행사는 내연하고 있는 한반도가 이제 폭발점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토록 불안하고 위험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더욱이 대통령의 권한까지 탄핵소추 결의로 정지돼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선출 권력인 국회의 막중한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국회가 미증유의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긴커녕 국정 마비의 주역이 되고 있다. 그 현저한 사례가 인권과 통일 정책의 기초가 되는 북한인권법의 마비다. 국회는 지난해 3월 2일 법안이 최초로 발의된 지 11년 만에 북한 인권에 관한 마그나카르타에도 비견될 만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 현저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모처럼 합의해 한 표의 반대도 없이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났고, 북한인권법은 지난해 9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렇게 기대를 모았던 북한인권법이 통과 1주년이 되도록 국회의 직무유기로 북한인권재단이 구성되지 않아 반신불수에 빠져 있다. 가장 중요한 기구의 하나인 재단은 북한의 인권 실태 조사,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대안의 개발 및 집행, 사업 수행에 필요한 시민사회단체 지원,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게 돼 있다. 한마디로 북한 인권 개선 및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관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다. 당면 과제로 국제사회는 북한의 제반 인권 상황을 오는 27일부터 시작하는 제네바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를 비롯해 악화하기만 하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처할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대북 인권 정책의 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이러한 중요 역할을 담당해야 할 재단의 임원은 이사장 1명을 포함한 12명 이내의 이사로 구성되며 이사는 통일부 장관이 추천한 인사 2명과 국회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다. 국회가 이사를 추천할 때는 여야 정당이 2분의 1씩 동수로 추천하게 돼 있다. 그런데 국회가 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재단은 출범조차 못 하고 있다. 야당이 그 몫의 이사를 아직 추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사실이라면 그 야당은 보편적 인권에 정치를 개입시킨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 최악의 북한 인권이라는 화약고를 머리 위에 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은 편안히 발을 뻗을 수 없다. 북한 김정은 수령체제의 교체(regime change)가 논의되는 마당에 정치권의 잘못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는다. 국회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조속히 재단 구성에 협조해 법치를 준수하고 하루속히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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