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교정에 과일나무를 심자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고, 두번 째로 좋은 때는 바로 오늘이다’는 중국 속담을 보니, 학교에  과일나무를 심자고 선생님들께 열정적으로 외치던 모습이 생각난다.

해마다 봄이 되면 ‘학교에 과일 나무를 심자’ 는 메일을 서울 초•중•고 선생님들에게  보냈었다. 실제로 학교에 근무하며 각종 과일나무 100여 그루를 교정에 심고, 학생들과 함께 물도 주고 거름도 주었다. 초등학교 졸업 50년이 되던 해에는 50여 그루의 과일 나무를 모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과일 나무를 심으며 3년 후,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봄이 되자 교정 이곳 저곳에 각종 꽃이 활짝 피었다. 어디선가 벌과 나비가 날아 왔다. 아이들이 환한 얼굴로 맞았다. 아이들은 벌과 나비에 흠뻑 빠져버렸다. 꽃과 벌과 나비를 친구 삼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자연을 닮은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살아있는 교육 현장의 모습을 보면서 교육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된다. 미래 세대를 책임질 아이들 모습이 아름답다. 밝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아이들이 만들어갈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입시 위주 교육을 하다 보니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성격도 나빠지고, 친구들과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고 폭력을 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업을 방해하거나 교사에게 불손하게 행동하는 것도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희망의 봄이 오고 있다. 각 학교에 과일 나무를 심자고 다시 말하고 싶다. 정년 퇴직을 해서 더 이상 선생님들께 메일은 보낼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모든 학교 교정에 과일 나무를 심고 가꿔서 3년 후, 5년 후,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이 아름다운 심성을 가지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꽃이 피고 열매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자신들의 꿈을 키워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교정 곳곳에 주렁주렁 열린 과일들을 보며 아이들이 자신들의 원대한 꿈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의동 010-2767-3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