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중화 / 배우성 지음 / 돌베개
이 책의 저자는 고려말∼조선초부터 한말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지식인들이 추구한 세계관은 ‘중화(中華)’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20세기 한국 역사학에서 중화라는 주제는 역사적 실체로 온전히 다뤄지기보다 자주(自主)와 사대(事大)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실천적으로 이용돼 왔다고 강조한다.
식민사관은 중화에 사대의 이미지를 덧칠했고, 민족주의 사학자들은 식민사관의 논리를 비판하고 중화에서 자주의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썼다. 이 책은 KBS 사극 ‘정도전’에서 북원(北元)과의 화친을 거부하는 젊은 정도전을 정의로운 정치인으로 그린 것이 형세론적 화이관(華夷觀)에서 명분론적 화이관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