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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건너뛰고 ‘여름’ 향하는 추경…내년 예산과 투트랙 가나

박수진 기자
박수진 기자
  • 입력 2025-03-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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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야정서 원칙 합의하자"…여야, 쟁점조율 없이 덜컥 ‘추경안 내놔라’
상반기 경기둔화 심각한데…하반기까지 늦어지는 재정보강


경기 급하강에 대응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무한 공전하고 있다. 여야는 "3월 중 추경안을 편성·제출하라"고 예산당국에 요청하기로 했지만, 추경의 컨셉과 범위에 관해선 어떤 윤곽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늬만 합의’라는 점에서 이른바 ‘벚꽃 추경’은 물 건너갔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23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와 맞물린 조기대선 직후에 대규모 추경이 편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이 예측하는 ‘5월말~6월초’ 대선 타임라인에 따르면 추경 편성 시기는 6~7월쯤으로 잡힌다.

이렇게 되면 추경은 내년도 본예산과 함께 투트랙으로 예산편성 작업이 진행되게 된다. 이같은 관측은 ‘벚꽃 추경’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여야가 ‘민생을 챙긴다’는 정치적 이미지만 부각할 뿐, 추경에 필수적인 가이드라인에는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본예산과 달리, 추경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컨셉과 목적에 맞춰 편성하는 것"이라며 "아무런 가이드라인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추경안을 가져오라고 하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가령, 쟁점 현안인 전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소비쿠폰)을 추경에 반영할지 여부에 따라 추경의 내용은 전면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각 부처가 기재부에 추경사업을 요구하는 단계부터 혼선이 불가피하다. 예산 당국 관계자는 "한정된 재원에서 민생지원금을 반영한다면 사실상 쿠폰추경으로 추진하는 것이고, 정반대로 민생지원금을 배제한다면 그 금액만큼 다양한 예산사업을 집어넣어야 한다"며 "그런 큰 윤곽이 정해져야만 실무적으로 추경편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여·야·정 3자가 참여하는 국정협의체에서 추경의 기본 원칙을 신속히 합의하자는 종전 입장을 유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공방으로 국정협의체가 파행하고, 여야 원내지도부 역시 핵심 쟁점에서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사실상 추경 논의는 공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경기 대응의 ‘긴 공백’이다. 올해 1%대 중반의 저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급적 빨리 추가적인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데에는 여야 정치권은 물론, 정부와 전문가 그룹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다. 대외적으로 ‘트럼프 관세리스크’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정치적 내전 상태에 비견되는 극단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경기하강의 진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7월 추경이 현실화하더라도, 상반기 경기에는 추가적인 재정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다. 설사 3분기쯤 추경이 편성·집행되더라도, 일정 시차를 고려한다면 일러야 4분기에나 재정보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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