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4선발 고졸 신인 투수
두 경기 7이닝 깔끔한 투구
주변서 “류현진 연상케 해”
지난 8일 개막한 2025 신한 쏠(SOL) 뱅크 KBO리그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확인하는 이벤트다. 그래서 새 얼굴에 눈길이 쏠린다. 특히 올핸 정현우(키움·사진), 배찬승(삼성), 김영우(LG) 등 만 19세 고졸 신인 투수의 기세가 매섭다.
그중에서도 키움의 4선발로 일찌감치 확정된 정현우가 유독 눈길을 끈다. 좌완 정현우는 1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8일 NC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정현우는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정현우가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정현우는 지난해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덕수고 출신인 정현우는 고교 시절 ‘탈고교급’ 에이스로 불렸다. 정현우는 시속 140㎞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에 포크볼과 커브 등 종(縱)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장기. 여기에 신인답지 않은 완급 조절 능력도 갖췄다. 이날 SSG전에서도 3회 말 2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국가대표 유격수’ 박성한을 상대로 직구와 커브 등을 고루 섞어 던지며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겼다.
주변에선 정현우를 두고 “류현진을 연상케 하는 투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결정구로 사용하는 포크볼을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포크볼은 구속은 떨어지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는 각도가 커 투수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대형 스포티비 야구 해설위원은 “정현우의 포크볼은 수준급”이라면서 “떨어지는 각도 등이 1군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타자들도 제대로 공략하기 어렵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현우는 고졸 신인으론 이례적으로 올해 4선발로 확정됐다. 정현우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만큼,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팀에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나만 커리어를 쌓으면서, 제1의 정현우가 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