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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강 범람 대비 준설사업, 8년째 진척없이 표류

정철순 기자
정철순 기자
  • 입력 2023-07-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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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뒤늦게…  1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 미호천교 아래에서 관계자들이 제방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병목현상 우려 하천폭 확대
2015년 설계용역 발주했지만
도로·철도사업 밀려 손도 못대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미호강 일대에서 강 범람에 대비한 정비사업이 추진됐지만, 개발을 우선하는 도로·철도 공사에 밀려 8년간 표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대로 준설 작업이 이뤄졌다면 집중호우에 따른 강 범람으로 인한 오송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18일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하천 정비를 관할하던 2015년 7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미호천 강외지구 하천정비사업’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2년 뒤인 2017년 3월 공사에 착수했다. 당시 미호강 제방 높이는 약 12m로 홍수에 따른 범람 대비 기준은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량 부근 하천 폭(350m)이 상·하류(450∼590m)보다 크게 좁아 ‘물의 병목현상’에 따른 범람 우려로 인해 해당 지역 하천 폭을 610m로 대폭 넓히려는 계획이었다. 하천 폭을 넓히고 배수율을 높여 홍수를 예방하려는 조치였다.



국토부의 구상과는 다르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오송-청주 도로확장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의 ‘충북선 개량공사’에 미호천교와 미호철교가 각각 포함되면서 강폭 확대 사업이 뒤로 밀렸고, 2020년 사업은 연기됐다. 이후 지난해 1월 하천 정비 관할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전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호강 제방 자체는 홍수 범람에 대비한 기준을 맞췄지만, 하천 폭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면서 사업이 추진됐다”며 “도로·철도 사업이 앞서게 된 것은 주민 편의 등 종합적인 면이 고려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는 임시제방 붕괴로 일어났지만, 당국은 하천 폭이 좁아 홍수가 발생할 경우 자연제방이 범람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좁은 하천 폭이 문제가 됐던 지역에 부실한 임시제방을 설치한 점에 대한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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