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한국이 남북관계 적극적으로 개선하길 희망”
韓 ‘담대한 구상’에는 “북한 의향이 관건”
발리=김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규탄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25분에 걸친 정상회담 결과 양국 고위급 대화의 정례적 개최 추진, 한중 FTA 2단계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에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며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요청에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또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하여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라며 “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증진하는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한·중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나선다면 북에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 변화에 대응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고위급 대화 활성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중 양국 간 1.5트랙 대화체제 구축도 제안했다. 아울러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관계를 쌓아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19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회담은 양국 순방기자단의 동행 기자단 취재 없이 대통령실 관계자가 회담 상황을 전해주는 전속 취재 형식으로 진행된다. 양국은 당초 오후 5시에 정상회담을 연다고 예고했으나,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모두 참석한 주요 20개국(G20) 1세션이 지연되면서 20분쯤 늦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