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뒤로가기
검색/메뉴
검색
메뉴
국제

무차별 정보수집 NSA는 “전자잡식동물”

이제교 기자
이제교 기자
  • 입력 2013-11-05 11:51
댓글 폰트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한국과 중국, 이스라엘 등 17개국과 유엔을 ‘초점지역(Focus Area)’으로 분류해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 활동을 해왔던 사실이 다시 밝혀졌다.

특히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기지와 재외공관에 특별정보수집부를 설치해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정보 수집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 망명 중인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영국 가디언지에 공개한 기밀문서를 재분석한 결과 한국은 주요정보 수집 대상국가로 분류됐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기밀문서의 제목은 ‘미국 시긴트(SIGINT) 시스템 2007년 1월 전략 임무 리스트’로 NSA의 정보 수집 대상국가들이 체계적으로 분류돼 있었다. 정보 수집 기간은 문서 작성일인 2007년 1월부터 2008년 1월 또는 6월까지로 명시됐다. 노무현정부 말기와 이명박정부 초기였던 이 기간에 한국과 미국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6자회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한국은 문서에서 정보기관 활동, 외교정책, 미군 주둔 지역, 전략 기술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초점지역으로 분류됐다. 초점지역으로 분류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독일, 쿠바, 이스라엘, 이란, 파키스탄, 프랑스, 베네수엘라 등 모두 17개국이다. 초점지역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관련 정보를 수집해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곳이다.



문서에 따르면 NSA는 한·미 양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전략을 담은 ‘작전계획 5027’에 대한 한국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미군 주둔 지역 부문에서 한국을 초점지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한국 수뇌부의 의도를 전략적으로 중요한 ‘인정된 위험(accepted risk)’으로 분류해 감시활동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NSA는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등에 있는 미군 기지와 공관에 특별정보수집부를 설치하고 정보 수집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와 함께 NYT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시리아 화학무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논의하려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기 전에도 도·감청을 통해 반 총장의 예상 발언 요지를 미리 빼냈다”고 보도했다. NYT는 “NSA의 이런 정보 수집 활동이 테러 방지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면서 “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 행위는 무엇이든지 먹는 ‘전자 잡식동물(electronic omnivore)’”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이 기사를 친구들과 공유해 보세요.

관련기사
가장 많이 본 뉴스
안내 버튼

최근 12시간내
가장 많이 본 뉴스

문화일보 주요뉴스
장성민 “민주당 내부서도 기각 기정 사실화…이유는 6가지”
장성민 “민주당 내부서도 기각 기정 사실화…이유는 6가지”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예정된 가운데 옛 민주당 출신이자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출신인 장성민 전 의원은 2일‘민주당내 비명계와 일부 친명계가 꼽은 각하 또는 기각 이유 6가지’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민주당 내 상황을 전했다.장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쪽 내부 분위기는 상당수가 기각 또는 각하 쪽의 흐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라며 "겉으로 강력한 탄핵을 주장하면서 헌재와 행정부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당내부에서는 이미 기각 또는 각하되는 것을 인지한 분위기가 역력하다"라고 주장했다.그는 "헌재와 국무내각을 탄핵하겠다고 협박한 것 자체가 위기의식의 발로"라면서 "민주당의 비명계 한 의원은 친명 중진들 일부도 이런 사정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각하 또는 기각의 이유를 6가지로 꼽았다"라고 전했다.6가지 이유는 △탄핵소추 사유로 내란죄를 뺀 것이 치명적 실수였다는 ‘자책론’ △내란죄를 뺐으면서 속히 탄핵 재의결을 통해 절차적 정당성의 결정적 오류를 제거하지 않은 ‘오판론’ △마은혁 조기 투입의 실패와 문형배, 이미선에 대한 지나친 ‘과신론’ △서둘러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한 전략적 ‘실수론’ △성급한 탄핵 진행으로 내란수사권 없는 공수처에 불법수사를 의뢰한 ‘불법재판론’ △박찬대 원내대표가 세 명의 헌법재판관을 을사오적으로 공격해 헌재 전체를 ‘적대화’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헌재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 정치적 올바름(PC)과 어긋난다는 여론을 키웠고, 산불재난, 경제 비상시국에 또다시 한덕수 권한대행, 최상목 부총리를 동시 탄핵하겠다는 압박카드가 여론을 등지게 한 점 등이라는 당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장 전 의원은 "결국 당 지도부가 이렇게 초조하고 다급한 입장을 보인 배경에는 당내 상당수 의원들도 각하 또는 기각일 것이라는 입장 때문"이라며 "이런 당내기류에 이 대표는 매우 초조하고 숨 가쁜 모습이다. 광화문 천막당사 최고위원회의에서 시정잡배들이나 할 법한 내란선동성 발언을 토하고 있다"라고 직격했다.그는 "국민은 지금 전과 4범 이재명의 초조한 ‘발악정치’를 관람 중"이라며 "이 대표가 지금 쳐야 할 천막당사는 내란탄핵을 위한 광화문 사거리가 아니라 모든 삶의 터전이 화마에 휩쓸려 검은 잿더미로 변해버린 산불재난 현장이 아닐까"라고 비꼬았다.김무연 기
기사 댓글
ad
본문 글자 크기를 조절하세요!

※ 아래 글자 크기 예시문을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본인에 알맞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세요.

닫기
좋은 기사는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