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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유니폼 ‘땡처리’… 롯데, 팬생각은 해봤는지

이동윤 기자
이동윤 기자
  • 입력 2012-11-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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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는 불경기인가 봅니다. 롯데그룹이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팀장급 925명을 전원 소집해 당면한 경제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강도 높은 ‘공부’를 시켰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은 ‘2012 팀장 콘퍼런스’에서 “이번 경제위기는 과거와 성격이 다르고 강도도 훨씬 높을 것”이라며 “이러한 시기에는 현장 사령관인 팀장의 분발이 요구된다. 재계 5위라는 기업 순위에 걸맞은 팀장 능력을 갖고 있는지 자문해 보라”고 강조하고 “시키는 일을 할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팀장은 함께 근무하는 직원의 인생에 개입하고 책임지는 자리이므로 전략적 통찰력과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롯데가 사장단이나 임원이 아닌 팀장급 간부를 소집해 이런 행사를 한 것은 롯데의 주력 업종 및 경영철학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제조업 위주의 그룹은 연구·개발(R&D)을 중시하지만 롯데는 유통과 금융이 주력이어서 한두 사람의 천재보다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현장 팀장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랍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김주찬과 홍성흔의 유니폼을 ‘땡처리’했습니다. 자이언츠 샵은 최근 롯데아이몰을 통해 ‘고별 이벤트’라며 ‘아듀! 영원한 롯데맨 김주찬&홍성흔 유니폼 파격특가 마지막 소장기회! 선착순 30명!’이라는 광고와 함께 11만9000원에 팔던 두 선수의 유니폼을 5만9000원에 ‘반값 떨이’를 했습니다. 해당 특집 페이지는 하루만에 사라졌다는데, 선착순 판매가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일까요?

초유의 경제위기를 맞아 그룹 차원의 위기 타개 노력이 한창이어서 롯데 자이언츠도 이에 화답해 몇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실시한 땡처리 행사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룹에서 중요시하는 고객과의 접점을 제대로 고려한 행사였는지는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합니다.



프로야구팀에서 고객은 팬입니다. 하지만 롯데의 ‘땡처리’에 대해 많은 팬들은 언짢은 기색을 보였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야구팬들은 ‘롯데가 마케팅의 신기원을 이룩했다’‘기발하기는 한데 정말 엽기적이다’ ‘재고떨이도 아니고 선수들 참 기분 나쁘겠다’는 등의 비꼬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롯데는 김주찬이나 홍성흔보다 더 ‘영원한 롯데맨’이라고 할 수 있는 최동원도 내쳤고, 10구단 창단 문제에 있어서도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한국 프로야구의 양적인 팽창과 질적인 성숙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는 이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듯한 강경 일변도입니다. 그룹 고위층의 말대로, 고객(팬)과의 접점을 위해 자이언츠는 환골탈태해야 합니다.dy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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