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최근 특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하나의 프로에 한꺼번에 출연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 기획사의 입김에 의해 방송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기획사가 ‘통째로 접수한’ 프로가 그 기획사를 홍보하는 무대로 활용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토요일이 온다’역시 네명의 진행자가 폭주족 등으로 직접 출연한 ‘리얼 스쿨’ 코너에서 강타, 문희준, ‘SES’의 노래가 끊임없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프로의 엔딩도 ‘당연히’ 문희준의 노래 ‘레드&화이트(Red&White)’로 마무리됐다. 심지어 연예인들이 애견과 함께 출연하는 ‘애견지존’코너에는 이들과 같은 SM소속의 그룹 ‘신화’가 단체로 출연하기도 했다.
드라마에도 이와같은 ‘단체캐스팅’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가을 시작한 MBC 드라마 ‘우리집’(금 저녁 7시25분)에는 김재원, 박솔미, 김효진 등 ‘에이스타스’ 소속 신인 연기자들이 대거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올 6월 시작할 예정인 SBS 드라마 ‘대망’의 주인공 전지현, 장혁, 한재석 등은 모두 대형 기획사 ‘사이더스’ 소속이다.
이런 추세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어쩔수 없는 변화’라는 입장. ‘토요일이 온다’를 연출한 최성인PD는 “소속 연예인들을 띄우려는 기획사와 스타를 쉽게 캐스팅하려는 방송국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만나게 된 것”이라며 “기획사의 요구에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간사는 “기획사와 방송프로의 유착은 기획사의 상업주의적인 논리에 의해 제작의 자율성은 물론 다양한 프로와 연예인을 선택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자율성 또한 침해받을 수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희기자 misquick@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