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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떡은 억울하다

  • 입력 2023-12-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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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수없이 많은 금주령이 내려진 주된 이유는 술 권하는 사회의 폐단을 없애려는 데 있지 않다. 술의 주재료인 쌀은 주식이기도 한데 이를 마셔 없애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런 사례로 보면 떡의 주재료도 쌀이니 떡은 꽤나 귀한 간식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우리의 일상 표현에서 떡은 후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맛있는 떡을 먹다 ‘떡칠, 떡고물’ 등의 표현이 생각나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내본다.

물감이나 화장품을 여러 겹 두껍게 바른 것은 왜 떡칠이라고 할까? 떡에 고물을 묻히기도 하니 그것에 착안해 한 말일 수도 있지만 떡을 빚을 때 고물을 ‘떡칠’하는 일은 별로 없다. 결국 여러 겹으로 너무 많이 바르다 보니 떡처럼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떡칠은 ‘떡이 지다’와 같은 표현으로 확대되기도 하는데 예쁘게 한 화장이 떡이 지면 반길 일은 아니나 죄 없는 떡의 처지에서는 억울할 노릇이다.

부정하게 일을 보아주고 받는 금품을 왜 떡고물이라고 할까? 떡의 주재료인 쌀만으로 충분히 맛이 있지만 여러 종류의 고물을 묻히면 특별한 맛이 더해진다. 고물이 맛있을지라도 떡의 핵심은 역시 쌀로 빚은 부분이니 떡고물을 노리는 것은 간이 작은 도둑이 소소한 이익을 취하려는 태도를 비꼬는 말일 것이다. 떡고물을 넘어 아예 ‘떡값’을 취하는 도둑 심보를 가진 이도 있으니 떡고물은 귀여워 보이기도 한다.



부정으로 떡칠을 일삼고 떡고물을 넘어 떡값을 탐하는 집단이나 개인이 있다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 행위를 보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려는 태도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떡고물이나 떡값과 관련된 표현은 주로 공직자들에게 쓴다. 떡의 참맛은 고물이 아니라 쌀로 빚은 것 자체에 있다. 스스로 떡메를 치고 고물을 위한 가루를 내어 떡을 빚어본 이는 스스로의 노력하는 과정에 흘린 땀의 소중함을 안다. 그렇게 빚어진 떡을 억울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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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尹 강제구인 재시도 불발…검사·수사관 철수
공수처, 尹 강제구인 재시도 불발…검사·수사관 철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구속 이후에도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 재시도에 나섰으나 불발됐다.공수처는 21일 “검사와 수사관 6명이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강제구인 및 현장 대면조사를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했으나, 피의자가 외부 의료 시설 진료 뒤 저녁 9시 이후 귀소함에 따라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향후 조사 등 일정은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은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해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를 출발했고, 오후 5시 47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회 변론기일에 출석한 뒤, 오후 4시 42분쯤 헌재를 출발한 점을 고려해 윤 대통령이 곧 구치소에 도착할 것으로 보고 구치소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곧바로 구치소로 이동하지 않고 서울에 있는 국군서울지구병원에서 진료받았다.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 돌아온 시각은 오후 9시를 넘어서 조사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인권 보호 규정상,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당사자 동의 없이 오후 9시를 넘어 심야 조사를 할 수 없다.윤 대통령은 전날 구치소 의무관 진료를 거쳐 구치소장의 외부 진료 허가를 받는 등 병원 방문을 사전에 계획했는데, 공수처는 이를 알지 못한 채 구치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의 이동 동선은 경호 상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공수처가 미리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사전에 소통을 했다면, 이날 헛수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수처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공수처 조사실로 구인하려고 시도했으나, 당사자가 거부해 약 6시간 만에 철수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변호인을 접견하고 있었다고 한다.공수처는 오는 28일 1차 구속기간(10일)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대면 조사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구속기간 연장이 법원에서 불허될 수도 있는 만큼, 1차 구속기간 만료보다 앞서 공수처가 검찰에 사건을 송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공수처 조사실로 구인하는 대신, 구치소 내부에서 현장 조사하는 방안도 열어 두고 있다. 이날 방문 전에는 구치소 측에 ‘조사실을 준비해달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공수처는 이르면 22일 강제구인 내지 현장 대면조사를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체포된 윤 대통령은 16·17일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고, 19일 새벽 구속된 뒤에도 당일 오후 2시와 20일 오전 10시 출석하라는 두 차례 요구에도 모두 불응했다.노기섭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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