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걸그룹 블링블링이 연습실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메이저9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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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8개월차 그룹 ‘블링블링’
“부모님 ‘우린 뭘해도 네 편’
고향 친구 ‘네 앨범 샀어’”
따뜻한 격려로 꿈 계속 키워
“‘네가 가수를 한다고?’라는 말에 오기가 생겼어요.”
데뷔 8개월 만에 첫 미니앨범 ‘컨트라스트’를 발매한 6인조 걸그룹 블링블링은 멤버 최지은의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는 동안 주변의 수많은 말이 그들의 폐부를 찔렀다. 9번의 격려보다 1번의 독설을 더 기억하며 버티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 논현동 연습실에서 만난 블링블링의 리더 차주현을 비롯해 유빈·마린·최지은·아야미·나린 등의 평균 연습생 기간은 4년. 데뷔했지만 여전히 연습생 시절이 더 선명하다는 그들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물었다.
차주현은 “월말 평가 후 ‘너 집에 가’라는 말을 들을까 매번 두려웠다”고 회상했고, 최지은은 “‘잘하는데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아팠다”고 말했다.
아이돌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겪어온 학창시절도 녹록지 않았다. 시샘하고 질투하는 이들은 교묘하게 시비를 걸었다. 괴롭힌 후 대거리를 하면 “SNS에 올릴 거야”라는 식이다. 이럴 때는 어찌해야 할까? 나린은 “그냥 참았다. 웃으며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팝 가수가 되겠다는 큰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디딘 블링블링 멤버의 현재 바람은 소박하다. 따뜻한 말 한마디. 그보다 큰 힘이 되는 건 없다. 유빈은 “부모님이 ‘우린 뭘 해도 네 편’이라고 해줄 때 위로가 된다”고 했고, 아야미는 “일본에 있는 친구가 ‘네 앨범 샀어’라고 했을 때 짜릿했다”고 웃어 보였다.
평균적으로 4년 안팎의 연습생 기간. 그리고 데뷔한 지 8개월. ‘언제 데뷔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은 데뷔 후에는 ‘언제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치환됐다. 차주현은 “아무 계산 없이 ‘조금만 힘내요. 다 잘 될 겁니다’라고 안아주던 영상팀 직원이 기억에 남는다”며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말 한마디의 힘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