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테크 밋츠 스타트업 2019’에서 양상환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 리더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스타트업 운영과 육성의 어려움, 해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네이버 제공
(14) 네이버
2년째‘테크 밋츠 스타트업’
B2B·투자유치 노하우 공유
AI·VR·자율주행·IoT 등
매년 10여개 기업 선정 뒷받침
업무공간·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마케팅 지원 시행착오 최소화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셈볼룸은 스타트업 대표와 벤처캐피털(VC) 및 기술 투자자, 예비 창업가, 지원 기관 등 국내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이해관계자 1000여 명이 뿜어내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모두 창의적 도전정신과 남다른 아이디어로 창업에 나섰다가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네이버가 주최한 ‘테크 밋츠 스타트업 2019(TECH MEETS STARTUP 2019)’ 행사를 통해 선배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노하우 등을 듣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상황이었다.
네이버가 국내 스타트업과 상생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행사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직접 투자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금은 국내 정보기술(IT)의 ‘거대 공룡’으로 불리는 네이버지만, 네이버 역시 창업 초기에는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당시의 경험과 어려움을 잊지 않고 선배 스타트업으로서 다양한 스타트업을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셈이다.
테크 밋츠 스타트업 2019 콘퍼런스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올해로 2년 차를 맞은 테크 밋츠 스타트업은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이 사업 성장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고민과 문제 해결 경험들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더 큰 성장 기회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올해 행사는 기업 간 거래(B2B), 연구실 창업, 피벗, 투자유치, 연쇄 기술 창업, 글로벌, 인수·합병(M&A) 등 총 8개 주제, 18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쏘카, 우아한형제들, 센드버드, 크라우드웍스, 스트라드비젼 등 국내 유명 기술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발표자 혹은 패널로 참여해 스타트업 운영과 육성에 따른 애로사항과 해결 방법 등을 논의했다.
이날 키노트 연사로 나선 양상환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 리더는 “네이버가 국내 최고 기술 스타트업들의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4년간 기술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고민을 함께하고 지원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여러 기술 스타트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많은 기술 창업가 및 투자자와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그동안 스타트업 관련 행사는 많았지만 기술 스타트업에 초점을 둔 콘퍼런스는 거의 없었다”며 “성공과 실패의 실전 경험을 직접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는 “앞으로 더 훌륭한 기술 창업가들과 더욱 많은 기술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는 관련 지원 조직이자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D2 스타트업 팩토리(Startup Factory)’에서 전담한다.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란 뛰어난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기관 또는 조직을 말한다. 네이버는 지난 2015년 5월에 D2 스타트업 팩토리를 출범하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헬스케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지원 중이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총 35개 스타트업에 기업당 총 3억∼5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매년 기술 스타트업 1000여 개 업체를 검토하고 300여 팀을 추려 이 중 10여 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부가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핵심 경쟁력에 몰입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자금, 전용 업무 공간,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며 기술개발부터 디자인, 사업화 전반을 비롯해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는 기술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과 성공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이 같은 투자 방식을 결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71%의 기술 스타트업이 사업개발 및 시장 리서치 인력도 없이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초기 투자 이후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역시 사업개발과 마케팅 지원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투자한 기술 스타트업 중에는 글로벌 전시회·학회 등에 참석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곳도 있다. 네이버가 두 차례 투자에 나선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 AI(Furiosa AI)’는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AI 칩 벤치마크 테스트 ‘MLPerf’에 참가했다. MLPerf는 구글, 바이두, 하버드, 스탠퍼드 등 유수의 여러 기업 및 대학이 주최하는 글로벌 AI 칩 성능 테스트다. 이번 테스트에는 전 세계 26개 기업이 참가를 신청했으나 퓨리오사 AI를 비롯한 13개사만 참가가 확정됐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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