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술자리 이뇨작용 물 자주 마셔… 알코올量 줄이고
연말이 다가오면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관리에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연말은 각종 송년회를 비롯한 술자리가 잇따르면서 몸 상태가 극히 취약해지는 시기이며,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외 기온차가 커지면서 심장병이나 뇌출혈의 위험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또 잦은 술자리와 회식으로 인해 그동안 관리해 왔던 체중도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어 비만 등 성인병 관리에도 취약해진다. 연말 분위기에 취해 ‘건강관리는 새해부터’라고 미루는 경향이 많지만, 새해 계획도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많아 ‘지금부터’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절주 요령 = 연말이면 각종 송년회를 비롯한 술자리가 잇따라 평소 술을 자제하던 사람들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적당한 음주는 괜찮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숙취로 인해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다. 결국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을 지키면서 술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공복 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고 음주량이 많아지므로 가능한 한 식사 후에 술을 마셔야 한다. 또 공복 시 과음을 하면 간에서 혈당 생성을 억제해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당뇨 환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음주 사이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음주는 이뇨작용을 유발하는데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수분 부족을 막고 음주량도 줄일 수 있다.
음주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해 좋지 않다. 또 각각의 술에 첨가물 또는 불순물이 있어 이 성분들이 섞이면 알코올 분해를 막거나 두통, 속쓰림 등의 증상을 일으키므로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을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면 탄산가스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 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술을 마신 후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영양소 분해와 감소가 일어나므로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기름기 적은 육류나 우유, 과일이나 채소, 콩, 두부, 해산물 등이 술을 마실 때 좋은 안주가 된다.
건강한 간이라 해도 음주 후 제대로 회복되려면 72시간 정도가 걸린다. 숙취를 빨리 풀기 위해서는 우선 꿀물이나 인삼차 같은 것을 마셔 당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목욕을 함으로써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것도 좋다. 그러나 사우나는 탈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기 전 숙취를 예방하기 위해 드링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과음하게 돼 간에 해만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심·뇌혈관 관리 요령 =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이나 뇌출혈 등이 많아진다. 특히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찬 아침 공기에 노출되면 더 위험하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인체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말초동맥이 수축하며 이로 인해 혈압이 올라 심장 부담이 늘어난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혈압의 상승 폭이 더 커져 뇌출혈 위험성이 높아진다.
인체는 자고 있을 때는 이완 상태가 되지만, 잠에서 깨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긴장 상태에 들어간다. 이 탓에 잠에서 깬 직후인 아침에 심장에 대한 부담이 최고조를 이룬다. 심장돌연사 등이 하루 중 아침에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탓이다. 따라서 두 가지 위험인자가 겹치는 초겨울 추운 아침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출혈 등이 발생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을 가진 사람이라든지, 노인, 흡연자 등은 동맥경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전날 과음과 흡연을 과도하게 한 경우 다음 날 아침에 심장돌연사 위험성은 더 커진다. 과음하면 다음 날 아침에 심장부정맥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심장에 혈류가 부족해질 가능성도 커진다.
과음과 함께 흡연을 하면 니코틴 성분에 의해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심혈관에 무리를 주며,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심장과 뇌에 산소가 공급되는 것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연말이면 다음 수칙을 준수하자.
△아침 실외는 반드시 덧옷을 입고 나간다. △평소 아침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추울 때 운동을 피하고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침 운동량을 여름철에 하던 양보다 줄인다. △아침 운동 시 평소에 느끼지 못하던 가슴 부위의 답답함, 통증, 호흡곤란 증세 등이 나타나면 즉시 심장전문의를 찾는다. △아침 운동 시간을 늦춰 해가 뜬 다음에 한다.
◇ 다이어트 요령 = 평소 늘어난 뱃살을 빼기 위해 노력하던 직장인들도 연말이면 관리가 소홀해진다. 연말의 잦은 회식으로 뱃살이 늘어나면 체중관리를 포기하고 무절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말 체중관리에 성공하려면 장기간 계획을 세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체중관리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다시 무리하게 목표를 잡으면 무작정 굶거나 극단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이어지기 쉽다. 활동량이나 식습관 등 생활 패턴을 살펴보고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사무직 직장인처럼 활동량이 적고 외식이나 술자리가 많은 직업군이라면 생활 속에서 섭취 칼로리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맵고 짠 요리는 입맛을 자극하므로 회식 자리에서는 이런 종류의 메뉴는 피한다.
국물 요리는 맛으로 느껴지는 것과 달리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므로 되도록 자제하고 건더기 위주로 먹어야 한다. 고기를 먹을 때도 기름진 부위는 피하고 굽거나 튀긴 것보다는 데쳐서 요리하는 메뉴가 좋다. 음식도 천천히 먹어야 한다.
안주류도 염분이 함유되지 않은 견과류를 선택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목이 마른 것과 허기진 느낌이 구분되지 않아 습관적으로 간식을 찾는 경우도 있으므로 하루에 적어도 8잔 이상 물을 마셔야 한다.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평소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하고 계단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7층 정도 높이를 왕복하면 약 50㎉가 소모된다. 일을 할 때는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회식 장소로 이동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주신 분들= 권길영 을지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효수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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