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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진 줄 알았던 기린교, 찾았다

최영창 기자
최영창 기자
  • 입력 2009-09-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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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겸재 정선의 ‘수성동’ 그림에 등장하는 돌다리(원 안). 간송미술관 제공


서울시가 인왕산 도시자연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철거 예정인 서울 종로구 옥인동 185의4 옥인시범아파트 옆 계곡에서 조선시대 안평대군의 옛 집터에 있었던 기린교(麒麟橋)로 추정되는 돌다리(석교·石橋)가 발견됐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한경지략’ 등에 따르면, 기린교는 원래 비해당(匪懈堂) 안평대군(1418~1453)과 효령대군(1396~1486)의 집이었던 인왕산 기슭 수성동에 있었다. 현재 옥인아파트 9동 옆 계곡에 위치한 돌다리는 겸재 정선이 그린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간송미술관 소장)’ 중 ‘수성동(水聲洞)’을 그린 그림에 등장하는 돌다리나 고(故) 김영상(1917~2003)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이 1994년 출간한 ‘서울육백년(六百年)’(전 5권·대학당) 중 1권에 ‘수성동에 걸려 있던 기린교 돌다리’란 설명과 함께 실린 사진(257쪽)과 똑같다. 수성동은 현재 종로구 누상동과 옥인동의 경계되는 곳에 있었던 당시 지명이다. 서울육백년에 실린 기린교 사진은 1950~60년대에 찍은 것으로 보인다.



정선의 그림이나 ‘서울육백년’에 실린 사진을 보면 장대석 2개를 걸쳐 놓은 돌다리의 모습이 현재 옥인아파트 옆 계곡에서 발견된 것과 똑같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청계천의 원류가 되는 계곡에 위치한 기린교는 원래 1971년 옥인아파트 준공 당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이 지역을 답사했던 사람들의 제보로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 기린교 추정 다리는 1970년대 이후 주민들이 계곡을 건너다니기 위해 파이프 난간을 설치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돌다리 동측(하류측)으로 나무를 이용, 확장해 사용하다가 현재는 파손돼 난간만 부지하고 있는 상태다. 돌다리 위에서 보면 오래된 석교임을 알 수 없으나 계곡으로 내려가 보면 그림이나 사진에 등장하는 기린교와 똑같은 다리임을 알 수 있다.

넓었던 계곡이 갑자기 좁고 깊어지는 암반벽 사이에 위치한 돌다리는 가로·세로 35㎝, 길이 3.7m 정도인 장대석 두 개를 붙여 만들었다. 돌다리 폭은 70㎝ 정도가 된다. 현장을 답사한 이상필 문화재위원은 “현존 돌다리는 기린교일 가능성이 높다”며 “보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을 지낸 손영식(서울시 문화재위원) 전통건축연구소장은 “지금 당장 보물로 지정해도 될 정도로 원형이 잘 남아 있다”고 밝혔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photo 서울 종로구 옥인동 옥인아파트 9동 옆 계곡에서 발견된 기린교 추정 돌다리 전경. 최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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