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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전쟁 피해…일본군 버리고 간 독가스에 고통 받는 피해자들

정철순 기자
정철순 기자
  • 입력 2024-08-15 08:26
  • 수정 2024-08-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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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위치했던 731부대 전경. 위키 참조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1945년 이후에도 전쟁 피해를 입은 이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날 일본 TBS뉴스는 1945년 8월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일본군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철수하면서 남기고 간 독가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TBS는 “구 일본군이 중국에 버리고 간 독가스 무기가 수십 년 후 농지와 아파트 건설 현장 등에서 우연히 발굴돼 지금까지 중국인들에게 건강 피해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에 따르면 중국 북부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시에 사는 우케이시(76) 씨는 지난 2003년 집에서 정원을 손질하던 중 극심한 통증이 느꼈다. 그는 흙에 닿은 손에 물집이 잡혔고, 참기 힘든 통증과 호흡곤란 증세가 이어졌다. TBS 취재진이 찾았을 때 우 씨는 자택 침대에 누워 있었고, 코에는 산소를 보내기 위한 튜브가 꽂혀 있었다. 그는 “말을 하면 힘들어진다”며 몸 상태를 전했다.



같은 지역에서 거주하는 요우주모( 60) 씨도 2003년 8월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그는 흙을 깔기 위해 마당에 갔는데, 흙에 닿은 다리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물집이 생겼다. 극심한 통증에 찾아간 병원에선 ‘이페리트 가스’(미란성 가스) 중독 진단을 내렸다. 이페리트 가스는 일본 731부대가 주로 하던 인체실험 독가스였다. 요 씨는 당시 과일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 사이에 ‘독가스가 옮는다’는 소문이 퍼지며 일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후 그는 다른 직장에 취업하려 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거부됐다. 그는 “마치 지금의 코로나처럼 모두가 나를 피하고, 함께 목욕하는 것도 거절당했다”며 “독가스는 저와 가족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일본군이 버린 독가스 무기의 피해자는 2000명에 달한다. 1997년에 체결된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따라 일본의 독가스 회수가 의무화됐다. 일본 정부는 중국 내에 처리시설을 만들어 독가스 무기 발굴 및 처리 작업을 시작했고, 9만여 발을 회수했지만 아직까지 40만 발 이상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사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이후 처리가 속도를 낼지 불투명하다.

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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