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뒤로가기
검색/메뉴
검색
메뉴
경제

韓, 규제 갇힌 사이… 中, 日까지 추월나서

박정민 기자 외 1명
박정민 기자 외 1명
  • 입력 2024-02-29 11:53
댓글 폰트

photo中 ‘기술 굴기’ 모바일 기술 산업 관련 세계 최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가운데 한 관람객이 ‘TECNO’ 부스에서 전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작은 사진). 이번 MWC에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 300여 개의 중국 기업을 포함해 약 24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 中에 역전당한 韓 과학기술

美 기술수준 100%로 삼았을때
中은 82.6%…韓은 81.5% 기록
우주·AI 등 미래 기술서 뒤처져
中 규제철폐 · 인력 등 집중 투자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가 결국 우리나라를 뛰어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년마다 주요 5개국(한국·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EU))의 136개 국가적 핵심기술을 비교해 발표하는 ‘2022년 기술수준 평가’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앞지른 것으로, 중국은 그동안 동아시아 3개국 중 부동의 1위였던 일본의 지위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우주항공·해양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 핵심 첨단분야에서 압도적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국내 과학·산업계에도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공개한 ‘2022년 기술수준 평가 결과’에 따르면 1위인 미국을 100%로 기준 삼았을 때 중국은 82.6%, 한국은 81.5%를 각각 기록했다. 직전 2020년 조사에서는 각각 80%와 80.1%를 기록해 한국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역전을 당한 것이다. 연 기준으로 환산한 기술격차도 한국과 중국은 2020년에는 미국보다 3.3년씩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중국(3년)이 한국(3.2년)보다 격차를 더 줄였다.

특히 평가대상인 11대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우 중국의 기술수준은 2012년 67.5%에 불과했지만 2022년 87.9%까지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82.2%에서 82.6%로 0.4%포인트 성장하는 데 그쳤고, 일본은 오히려 같은 기간 90.8%에서 82.2%까지 떨어지며 역성장했다. 전체대상기술(136개)에 포함된 50개 국가전략기술을 대상으로 한 세부평가 결과에서 중국은 86.5%를 기록, 일본(85.2%)·한국(81.7%)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부는 우리나라 기술수준이 중국에 역전당한 데 대해 “이번 평가부터 우주항공·해양 분야 기술이 우주 관측 센싱, 달착륙·표면 탐사, 첨단 항공 가스터빈 엔진 부품 등 미래·도전적인 국가전략기술로 대부분 변경됐고, ICT·SW 분야 기술도 양자컴퓨팅, 혁신 AI, 전력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로 대폭 추가·변경된 점이 평가 결과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가 대상이 변경됐다는 것은 해당 분야가 주요 기술정책 분야라는 의미로, 이 같은 첨단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술수준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과학계는 이 같은 기술분야에서 ‘중국 약진·한국 정체·일본 퇴보’를 정책적 차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인력·예산을 집중투자하고 규제도 전혀 두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ICT분야의 개인정보 활용 등에서 각종 규제로 발목이 묶여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기술수준이 지난 10년간 15.6%포인트(2012년 67%→ 2022년 82.6%)나 상승한 이유가 결국 규제완화와 적극적 연구·개발(R&D) 투자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박정민·구혁 기자

이 기사를 친구들과 공유해 보세요.

관련기사
가장 많이 본 뉴스
안내 버튼

최근 12시간내
가장 많이 본 뉴스

문화일보 주요뉴스
“軍은 일단 명령에 따르는 수명자… 정치적 목적 동원땐 정당성 잃어”[데스크가 만난 사람]
“軍은 일단 명령에 따르는 수명자… 정치적 목적 동원땐 정당성 잃어”[데스크가 만난 사람] 인터뷰 = 이제교 부국장 jklee@munhwa.com, 정리 = 이시영 기자“꿈이 노래를 잃으면 제 마음을 묶는 사슬이 되는 법이라. 혁명이 사랑을 잃으면 추하고 가공할 폭력이 되는 법이라. 제 욕심을 위장하고 제 불의를 감싸 덮는 무서운 청맹과니의 주술을 낳는 법이라.” (이청준 소설 ‘흰 옷’에서)12·3 비상계엄 이후 37일이 흘렀다. 혼란, 아노미 상태다. 찬탄진영은 ‘윤석열 체포’를 외치고, 반탄진영은 ‘윤석열 사수’로 맞선다. 급기야 경찰과 대통령경호처가 맞붙는 무력대립도 빚어지고 있다. 정치발 분열과 불안정, 가치관 붕괴로 우리는 미증유의 희생을 치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갖고 있는 풀리지 않는 의문들…. 왜 자해적 계엄에 나섰을까,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을까. 작전 축에도 못 끼는 ‘어설픈 계엄’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이었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 종북세력 척결, 부정선거 규명이라는데, 거대한 망상과 미몽·착각에 빠졌던 것일까. 군인들에게는 무슨 죄가 있나. 그들에게는 군 통수권자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의무가 있다. 군 무력이 동원된 계엄이 모든 것을 휩쓸고 있다. 길을 찾아야 한다. 육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주중대사를 지냈던 김장수 예비역 대장을 지난달 30일에 만났고 8일에 다시 통화했다. ―12·3 계엄은 내란이고, 의견이 다르면 내란 잔당인가. “내란의 본질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다. 하지만 이번 계엄에 동원된 군병력은 지극히 소수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사실 계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 과거 12·12사태의 경우에도 자발적 가담이 아니면 죄를 면제해주었다. 무턱대고 내란 잔당이라고 규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1979·80년 신군부 계엄은 폭력적 진압이 뒤따랐다. 2024년 윤석열 계엄과는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이번 비상계엄은 계엄령이 선포되고 포고령도 내려졌지만 군사적 측면에서 볼 때는 진정한 계엄인지는 의문이다. 국회에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지만 무력 진압은 없었다. 계엄은 장악이 뒤따라야 한다. 국회면 국회, 학교면 학교 등 구체적으로 어떤 장악을 위한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장 지휘관들은 구체적 명령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출동해서 우왕좌왕하다가 철수했다. 6시간 만에 계엄은 해제됐다.” ―그래서 어설픈 계엄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국가적으로 천만다행이었다. 내 고향이 광주다. 1979년과 1980년 같은 폭력진압 계엄이 발생했다면 나라가 어떻게 됐겠는가.”―헌법에는 ‘사변이나 전시에 준하는 경우’라는 조건이 있는데. “윤 대통령이 ‘비극적 딜레마’에 처했다고 본다. 야당이 줄탄핵을 하고 예산삭감으로 정부 기능을 마비시켜 정부붕괴로 몰고 간다고 여긴 것 같다. 하지만 계엄을 발동할 정도 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계엄을 하기 위한 회의를 햄버거집에서 했다는 것도, 참….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권력과 군의 관계는.“군 무력은 정치권력이 사용할 수 없는, 사용해서는 안 되는 요소를 갖고 있다. 군은 강해야 하지만 전능해서도 안 된다. 군대는 완벽한 문민통제에 놓여야 한다.”―정보사령부 병력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됐는데.“잘못된 정도가 아니고 해서는 안 되는 행위였다. 정보사는 국가 안보에 관해서 통신정보와 인간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 안보에 관한 것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분단국가, 대적 상황에서 반드시 정보사의 역할은 필요하다.”―지휘관 입장에서 본 이번 비상계엄 작전은.“군은 무수한 훈련을 통해 작전지역을 숙지한 상태에서 움직여야 한다. 정치 우발적 상황은 작전 교범처럼 모범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군인은 군 통수권자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하나. “명령은 정당해야 하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명령이 명백하게 위법할 경우 상·하급자 모두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법률견해다. 하지만 최초 명령 수행 당시 위법성이나 정당성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래도 수명자는 일단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 군인복무기본법에는 충성의 의무와 명령 및 명령 복종의 의무를 비롯한 13가지 의무가 있다.” ―계엄에 동원됐던 군인들은 처벌받아야 하는가. “단순 가담자들, 어쩔 수 없이 참여한 군인들에게는 정상참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군대는 아직 교리화되지 않았지만 많은 나라들이 국내 위기상황에 대응해 전쟁억지, 갈등해결, 평화증진 등을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으로 교리화시키고 있다. MOOTW(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 개념이다. 이번 비상계엄에서 출동했던 부대들은 군 고유의 기능에 맞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혼잡한 상황에서 국민과 충돌을 피하고 지혜롭게 행동했다고 말하고 싶다.”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의 책임은 어디까지 인가. “국회에 투입된 707특임단 대원들에게 무슨 책임이 있는가. 명령을 수행한 자체는 죄가 아니다.”―정보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를 장악하면 나라가 언제든 독재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생긴다. “충성을 강요하면서 모든 것이 변질된 것으로 보인다. 군인은 자신의 임무에 충성해야 한다. 그런데 개인에게 충성을 해야 진급도 하고 중요한 보직도 맡는 경우가 있지 않나. 상급자들이 ‘이러 이러하면 진급과 보직을 보장해 주겠다’는 식이다.”―통수권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군대 동원은 정당한가.“헌법 5조2항에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라고 나와 있다. 따라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군을 동원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동원할 경우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 사회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켜 분열을 조장하고 국제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군대의 동원은 결코 없어야 한다.”―군 수뇌부가 줄줄이 구속됐다. 국방 공백 및 안보 우려는 없나.“왜 없겠나. 육군본부, 한미연합사령부, 국방부 등 여러 곳에서 근무했는데 이런 경우는 없었다. 비상상황이다. 각급 부대는 지휘관 유고 시 임무를 수행하는 체제가 수립되어 있다. 적의 도발에 따른 위기 고조로 대비태세를 격상시킬 필요가 있을 경우 한·미 연합 지휘체계가 발동되어 조치를 취하게 되어 있다. 지휘관 공백은 정상적 대비태세 유지에 제한받을 수 있다. 대행체제를 조속히 정상으로 복원시켜 필요한 훈련을 시행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면서 공산주의 세력의 위협에 맞서 싸우는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비상계엄은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다.”―군은 어떻게 해야 하나.“강조하지만, 군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국방부 장관이 통수권자한테 계엄을 건의할 수 있나.“할 수 있다. 사회 혼란과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판단 문제다. 다만, 국무회의에서 충분한 토의를 통해 중지를 모아야만 정당성이 있다고 본다.”―군은 누구에게 충성하는가. 통수권자인가, 국민인가. “대통령 개인이 아닌 국민이 뽑은 군통수권자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 ―한 번 더 질문을 드리겠다. 통수권자가 잘못된 명령을 내린다면.“그래서 중요한 결정에는 참모회의가 있고, 국무회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또 잘못된 조치를 억제하기 위해 국회가 있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군 통수권자가 국회 의결로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군대는 잘 쓰면 국가에 약이 되고, 잘못 쓰면 국가에 독이 된다.” “정보사 블랙요원… 우리정부 타깃은 안돼”―평생 신조는. “좌고우면 말고 국리민복만 생각하라. 자유의지로 삶의 길을 선택했다면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노무현 대통령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감옥에 갔는데. “노 대통령께서는 참 소탈한 분이었고 참모들의 의견도 잘 들어 주었다. 그분의 마지막은 지금까지도 마음아프다. 박 대통령께는 처음에는 상세한 보고를 드렸는데 그 뒤에는 디테일한 보고가 필요없을 정도로 안보개념이 탁월했다.”―일부 보수 유튜버는 정보사 블랙요원이 선관위 서버를 카피해 어디선가 분석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한다.“블랙요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하거나 우리 정부를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블랙요원의 분석 얘기는 들은 바 없다.”△1948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육사 27기 △육군참모총장·국방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주중대
기사 댓글

ad
본문 글자 크기를 조절하세요!

※ 아래 글자 크기 예시문을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본인에 알맞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세요.

닫기
좋은 기사는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