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이 지난 4월 27일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되는 모습. 이 우주선엔 나사(미 항공우주국)와 유럽우주국(ESA) 소속 우주비행사 4인이 탑승 했다. AP연합
머스크 “지구 어디서나 빠르게”
스타링크 4500여개 쏘아 올려
전 세계 위성의 절반 이상 장악
하반기 한국 초고속 서비스 예정
아마존, 내년 말 위성시설 완공
인공위성 인터넷 사업 ‘도전장’
중국·영국 기업도 스타링크 추격전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CEO가 세운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우주 권력’이 커지자 아마존이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위성 처리 시설을 세우겠다고 선언하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여기에 미국뿐 아니라 영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 기업들이 위성통신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지난해 82억2000만 달러(약 10조7114억 원) 규모인 전 세계 위성통신 시장은 연평균 11.6%씩 성장해 2030년 197억1000만 달러(25조680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장악력 키우는 머스크 =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달 기준 지구 상공에 있는 스타링크는 4500여 개로 전 세계 활성 위성의 과반을 차지한다. 심지어 스타링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일만 남았다. 머스크는 수년 안에 4만2000개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리겠다는 목표와 함께 “지구상 누구나 빠르고 끊김 없는 인터넷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YT는 “머스크가 어떤 기업이나 정부와도 비견할 수 없는 지배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와 함께 달·화성 탐사를 주도하고 있는 스페이스X는 현재 뚜렷한 대항마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19년부터 스페이스X 로켓을 우주로 보내 스타링크 위성 60개씩을 지구 540~570㎞ 궤도에 올려놓는 중이다. 스타링크의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00메가비트(Mb)로 유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비슷하고, 600달러 수준의 전용 안테나 시스템만 있으면 한국을 비롯한 세계 50개국에서 월 75달러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역시 스페이스X의 주요 고객이다. 스페이스X는 내년 말까지 12개 이상 국가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올 하반기 도입이 예정돼 있다.
◇아마존 참전…막오른 위성 대전 = 아마존은 지난달 1억2000만 달러를 투입해 위성 처리 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위성을 궤도로 쏘기 전 준비 단계에 필요한 위성 처리 시설은 미국 플로리다주 나사 케네디우주센터에 들어선다. 아마존이 추진 중인 ‘카이퍼 프로젝트’ 사업의 마지막 단계로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카이퍼 프로젝트는 지구 저궤도(300~600㎞)에 인공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로켓 발사는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과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가 진행한다.
아마존은 지난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위성 발사 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에 100억 달러를 쏟아부은 아마존은 향후 10년 내 최대 3236개의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프로토타입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英·中도 위성 대량 발사 계획 = 중국도 최근 제2의 스타링크를 만드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 민간 기업인 베이징(北京) 톈빙기술(天兵科技)은 한 번에 60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군 당국은 이를 위해 발사대를 건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중국은 최소 7808개의 저궤도 위성 발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영국의 위성통신 기업 원웹도 스타링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원웹은 지난 3월 위성 36개를 쏘아 올렸다. 2019년 2월 첫 위성을 쏘아 올린 이후 18번째 발사로, 이번 발사로 총 618개의 위성을 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