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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교권…학년 중 담임 내려놓는 교사 4년 새 2배 넘게 늘어

오남석 기자
오남석 기자
  • 입력 2024-10-1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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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서이초 교사 순직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7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추모객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교권 침해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교사 본인 요청으로 학년 중에 담임교사가 교체되는 사례가 지난 4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원단체에서는 교권 침해 등에 따른 의욕 상실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교육부가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국공립 초·중·고 담임 교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203명의 담임 교사가 학년 중 교체됐다.

이는 2022년도의 206명보다 약간 줄어든 것이지만,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71명과 비교하면 2.9배에 이른다. 2021년에는 142명의 담임이 도중에 바뀌었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 교체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교체된 담임 중 61.6%인 125명은 초등 교사였다. 중학교에서는 36명(17.7%), 고등학교는 42명(20.7%)이 각각 도중에 교체됐다.

지난해 초·중·고 정규 교원 가운데 초등 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48.5%(18만2038명·교육기본통계)인 점을 감안하면, 초등 담임 교사 교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해 1~7월에도 88명의 담임이 바뀌었다. 초등학교가 50명(56.8%)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8명(20.5%), 고등학교 20명(22.7%) 등으로 조사됐다.

학부모 요청에 따른 담임 교체 건수는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상승세가 꺾였지만, 교사 스스로 담임을 내려놓은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교사 본인 요청에 따른 담임 교체는 2020년 54명을 시작으로 2021년 90명 → 2022년 118명 → 2023년 124명 등 매년 늘었다. 4년 새 2.3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올해 1~7월에는 55명이 스스로 담임 자리를 내려놨다.

학부모 요청으로 교체된 담임은 2020년 17명 → 2021년 52명 → 2022년 88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다가 2023년 79명으로 줄었다.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1~7월에는 33명의 담임이 학부모 요구로 교체됐다.

학부모 요청에 따른 담임 교체도 초등학교가 특히 많았다. 2020년 88.2%, 2021년 71.2%, 2022년 81.8%, 2023년 82.3% 등이었고 올해 1~7월에도 학부모 요청으로 교체된 담임 33명 중 26명(78.8%)이 초등 교사였다.

이 같은 통계는 중·고교와 달리 담임제로 운영되는 초등학교 교사들의 부담이 더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담임 교체 건수가 눈에 띄게 불어난 이유는 교권 침해와 이에 따른 의욕 상실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담임 업무에 대한 기피 현상도 심하지만 교사들의 내재적 요인보다 외부적 요인, 다시 말해 과도한 요구나 악성 민원, 생활지도나 학교폭력 사안 조사 과정에서의 ‘아동학대 무고’에 따른 교체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조사에서 빠진 사립학교를 고려하면 담임 교체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담임교체가 이뤄진 통계는 나오지만 요구한 실태는 확인이 안 돼 더 많은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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