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이재구(33)·송유리(여·33) 부부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남편과 저(유리)의 연애는 순탄치만은 않았답니다.
카페에서 처음 만난 날, 남편이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했어요. 저는 배가 고프지 않아 거절했는데, 남편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의사로 받아들였더라고요. 남편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중국에 출장 간 남편은 저를 보겠다며 시간을 쪼개 한국에 잠시 귀국할 정도로 정성을 보였어요. 거기다 제가 몇 번 만나보지 않은 상대와 연애하는 게 부담스러워 고백을 두 번이나 거절했는데도 남편은 용기를 갖고 세 번째 고백을 해줬습니다. 제게 일편단심 쏟는 마음에 이 사람이면 괜찮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겨 결국 고백을 받아줬습니다.
2021년 9월 부부가 된 우리는 결혼 1주년에 맞춰 2세 계획을 세웠습니다. 예정에 맞춰 아이가 찾아와 날아갈 듯 기뻤는데, 9주 만에 아이가 우리 곁을 떠났어요. 그때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특히, 저는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시절 남편은 저를 거의 업고 다니다시피 하면서 돌봐줬어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슬픔이지만, 그 시기로 인해 더욱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답니다.
다행히도 이듬해 새 아이가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자기 짝꿍을 데리고 함께 내려왔더라고요. 기적처럼 이란성 남매 쌍둥이를 임신하게 됐어요. 쌍둥이는 별 탈 없이 태어나 지금은 네 명이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결혼하고 배우자가 생기면 가정을 이룬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했는데, 지금은 자녀가 태어나야 비로소 진정한 가정이 완성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둘이서 산책하다 깜깜한 밤하늘을 보며 앞으로의 미래와 가족계획에 대해 많이 의논했는데요. 이젠 산책 대신 아이들과 거실 바닥에서 뒹굴뒹굴하는 게 일상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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