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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에 십자가 그림 설 선물, ‘용산 시스템’ 문제없나

  • 입력 2024-02-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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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설 선물이 논란을 빚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소동으로 마무리될 ‘비본질적 문제’이지만, 대통령실 내부 시스템과 정무 감각에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닌지 ‘본질적 우려’를 낳게 한다. 명품 백 문제 등을 놓고 유사한 우려가 제기된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선물은 주는 사람의 정성과 함께 받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필수다. 대통령의 선물이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윤 대통령 선물 포장지와 카드에 십자가와 성당 그림과 기도문이 인쇄돼 있었다. 불교계 반발은 당연하고, 일반인이 보기에도 자연스럽지 않다. 초보적 상식만 갖춰도 금방 문제점을 알 수 있는데, 대통령실이 걸러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포장지는 국립소록도병원에 입원한 한센인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문도 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1월 소록도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된 것으로 보인다. 취지는 훌륭하다. 그러나 종교색이 없는 그림도 많았을 텐데, 도대체 누가 무슨 생각으로 선별했는지 궁금하다.

이관섭 비서실장이 곧바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찾아가 사과했고, 배달되지 않은 선물은 회수했다고 한다. 2022년에도 윤 대통령 명의로 행정안전부가 소년·소녀 가장 등에게 미국·중국산 농산물이 포함된 선물을 보내 비판을 받았다. 2020년엔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를 보냈다가 논란이 됐다.



이번 소동은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한다. 명품 백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주목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신년 회견 대신 KBS와 대담을 선택했다고 한다. 오는 4일 녹화해 7일 저녁에 방송된다고 한다. 같은 날 오전 10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관훈클럽 토론회가 열린다. 토론회가 방송보다 10여 시간 앞이긴 하지만,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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