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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메타버스서 국보 ‘용두사지 철당간’ 모델링… “게임·유튜브보다 재미”

인지현 기자
인지현 기자
  • 입력 2023-02-28 09:08
  • 수정 2023-02-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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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청주사회복지관 ‘함께 To, gather’

로블록스 스튜디오 플랫폼 활용
재질·색상 등 직접 정하고 변형
내가 살고싶은 동네 꾸며보기도

“학생들 고난도 수업 잘 따라와”
첨단장비 마련·인터넷 개선도


지난해 11월 15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 디지털열람실. 이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아이들은 '로블록스 스튜디오’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국보이자 지역 내 대표 문화재인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을 직접 모델링했다. 철당간의 재질 및 색상을 직접 정해 변형해보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문화재에 한 걸음 다가가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철당간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물과 공원 등을 추가해 ‘내가 살고 싶은 우리 동네’를 구성하는 작업도 했다. 처음에는 로블록스의 개념이나 가입 방법조차 모르던 아이들이 이제는 자유자재로 원하는 건물, 공간을 구성해 나가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청주사회복지관이 2개월여간 진행한 디지털 놀이프로그램 ‘함께 To, gather’를 통해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능력을 기른 덕택이다. 청주사회복지관이 ‘함께 To, gather’를 기획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면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놀이 공간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활동 등 일상 속에서 디지털 기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이제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디지털 환경에 어떻게 잘 적응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지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청주사회복지관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프로그램 기획 등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인근 학교, 지역아동센터, 유관기관에 홍보물을 배포해 청주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자로 모집했고 10월부터는 본격적인 프로그램 진행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디지털 공간이 단순히 ‘게임하는 공간’ ‘유튜브 등 동영상을 보는 공간’이 아님을 인지시키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전문 강사도 섭외했고, 아동의 놀이권리 및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사전 교육도 가졌다. 이후 두 달여간 총 6회기에 걸친 메타버스 놀이활동에서는 아이들의 수준과 흥미에 따라 단계를 발전시켜나갔다. ‘청주사회복지관 게더타운’에 접속해 자신만의 부캐(아바타) 꾸미기, ‘갈틱폰’ 등 인기 디지털놀이 체험,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건물과 문화재, 마을 꾸며보기 등이 이뤄졌다.

아이들의 디지털 프로그램 습득력은 어른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청주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기존 대상자 모집단계에서 초등학생 고학년을 위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2∼3학년이 대다수로 모집돼 수업 커리큘럼을 수정하고 메타버스 플랫폼도 보다 쉬운 게더타운으로 변경했다”면서 “그런데 막상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니 어린 학생들도 고난도의 로블록스를 어렵지 않게 다뤄 수업을 원래 커리큘럼대로 재수정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청주사회복지관 시설 설비 등도 개선됐다고 한다. 사업을 계획할 당시 복지관에서 디지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은 디지털열람실인 ‘두드림실’이 유일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다수의 아동이 참여하다 보니 인터넷 연결 속도, 기존에 디지털 기기의 과부하, 공간 협소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복지관의 3층 옥상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 프로그램실이 조성되기도 했다. 노트북, 전자칠판과 같은 첨단 장비도 새롭게 구비했다. 청주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그램 진행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새로운 공간에서 차기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면 프로그램의 질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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