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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다듬고 金따면 다시 오겠다던 약속 지켰네요”

전현진 기자
전현진 기자
  • 입력 2018-02-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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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미국 크로스컨트리스키의 키컨 랜들(왼쪽)이 24일 평창 선수촌 미용실에서 김유정 서경대 교수에게 금메달을 걸어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경대 자원봉사팀 제공


美 크로스컨트리 선수 랜들

선수촌 미용실서 머리 손질 뒤
여자 팀스프린트 프리 금메달
헤어디자이너들과 기쁨 나눠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24일 평창선수촌 미용실에 웃음꽃이 피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다듬은 뒤 “금메달을 획득하고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키컨 랜들(36·미국)이 찾아왔기 때문. 랜들은 지난 21일 크로스컨트리스키 여자 팀스프린트 프리 결승에서 디킨스 제시카(27)와 짝을 이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이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건 1976 인스브루크동계올림픽 은메달(남자 30㎞) 이후 두 번째.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뒤 42년 만에 거둔 미국의 첫 금메달이다.

미용 자원봉사자인 서경대 헤어메이크업디자인 학과 교수진과 학생들은 랜들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랜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분홍 염색 머리 때문이다. 랜들은 “머리를 분홍색으로 염색한 건 크로스컨트리스키가 재밌고 역동적인 스포츠라는 걸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또 밝은 분홍색이 에너지와 자신감을 주고, 강한 운동선수와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랜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석이조를 거뒀다.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 그것도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IOC 선수위원의 임기는 8년이며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투표에 의해 2명이 선출됐다. 랜들은 6명의 IOC 선수위원 후보 출마자 중 831표를 얻어 핀란드 아이스하키 엠마 테르호(37·1045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랜들은 그러나 후보자 중 현역으론 유일하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랜들은 자신의 머리를 손질해 준 서경대 자원봉사자들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기념 촬영을 한 뒤 머릿결을 관리하는 클리닉,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았다. 랜들과 함께 미용실을 찾은 톰 캘리 미국스키스노보드협회 대변인은 금메달을 축하하기 위해 수염을 분홍색으로 염색했다. 랜들은 “IOC 선수위원 선출은 엄청난 영광”이라면서 “IOC 선수위원으로서 반도핑, 은퇴 선수 지원, 양성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겠다”고 다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인 크로스컨트리 15㎞(7.5㎞ + 7.5㎞) 스키애슬론의 샬롯 칼라(31·스웨덴)도 평창선수촌 미용실을 다시 찾았다. 칼라는 스웨덴 크로스컨트리스키의 간판스타이며 금메달 1개와 은 3개 등 모두 4개의 메달을 수확해 평창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공동 2위에 등록됐다.

평창선수촌 미용실의 김유정 서경대 교수는 “우리가 머리 손질을 해준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길 응원했다”면서 “선수들이 금메달을 손에 쥐고 이곳을 다시 찾아와 우리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는 순간 미용실엔 웃음과 함성, 그리고 행복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평창=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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