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방’은 텅빈 무대에서 시작, 하나 둘 채워가며 마음을 보여주는 연극. 주인공 선호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자신이 성장하면서 ‘끝방’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이라고 거짓말하는 밤무대 가수 순옥이, 돈 잘 버는 문방구 김 사장과 결혼하기 위해 가난한 헬스트레이너와의 사랑을 버리고 엄마에게 끌려온 미주이모, 몸이 불편하지만 마음이 착해 선호에게 영어도 가르쳐 주는 고학생 지훈, 그리고 그 끝방에서 만난 가수가 꿈인 엄마와 세상을 낭만적으로 사는 아빠의 이야기다.
배우들이 하나둘 들고 나오는 박스로 무대가 채워지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호의 박스는 화장대, 순옥의 박스는 옷장이, 미주이모의 박스는 장롱이 된다. 채워진 무대 속에서 꺼내 놓은 물건들은 그들의 이야기와 이어져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낸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이야기가 ‘아빠와 크레파스’ ‘사랑 밖에 난 몰라’ ‘어느 산골소년의 슬픈 사랑얘기’ 등 익숙한 노래와 만나 피와 살이 도는 멋진 감동으로 완성된다. 김효진 작, 이재준 연출. 우지순 진선규 이희준 이용헌 등 출연. 7월20일까지. 02-3675-3677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