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 고어 “오바마는 변화를 가져올 사람”=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특유의 선거인단 제도 때문에 대권을 놓쳤던 고어는 16일 오바마 측에 보낸 e메일을 통해 지지 의사를 전했다. 고어는 “오바마는 변화가 워싱턴의 의사당이 아니라 행동을 하기 위해 일어선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며 “오바마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캠프는 웹페이지(www. barackobama.com)에 고어의 서한을 공개하면서, 16일 밤 미시간주의 자동차공업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고어가 오바마와 함께 단상에 올라 공식적으로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오바마는 정치명문 케네디가문과 지난 대선 후보였던 존 케리, 지난 대선 부통령 후보이자 이번 후보경선 3위였던 존 에드워즈 그리고 당내 최대 라이벌이었던 클린턴 등 민주당 ‘대주주’의 지지를 모두 얻은 결과가 됐다.
◆ 여성들 “클린턴 대신 오바마 지지”= 16일 여론조사기관 갤럽 발표에 따르면 오바마는 오는 11월 대선 승자를 예측하는 질문에서 응답자 52%의 지지를 얻었다. ‘당선 가능성’에서 오바마가 과반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이길 것이라 응답한 사람은 41%에 불과했다.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주는 또다른 조사결과는 여성들에게서 나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클린턴을 지지했던 여성유권자들이 매케인 쪽으로 돌아섰다는 언론들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민주당 성향 여성 유권자들은 오바마 쪽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실제 며칠전 발표된 NBC방송-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서는 클린턴을 지지했었던 여성들 중 61%가 오바마를 미는 것으로 나타나 매케인 지지율 19%를 압도했었다.
◆ 오바마, “대선 전 이라크 간다”=오바마는 지지성향이 확정돼 있지 않은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들을 돌며 표 모으기에 나섰다. 첫 승부처는 지난 대선들에서 민주당에 박빙 우세만을 안겨줬던 미시간주. CNN방송 정치분석가 빌 슈나이더는 “앨 고어에게도 겨우 5% 차이의 승리만을 안겨줬던 미시간은 오바마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측은 경제침체가 이슈로 부상한 이번 대선에서 미시간, 오하이오 등지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표를 얻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또 오바마가 16일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과 통화하면서 대선 전 이라크를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조만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방문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매케인은 오바마와 이라크전 공방을 벌이면서 “오바마는 2006년 이래로 바그다드를 찾지 않았다”며 공동방문을 제안했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