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마카오 워터쇼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한 장면. 배우들이 수중 무대 한가운데 설치된 높은 구조물 위에서 낙하하고 있다. 시티 오브 드림즈 제공

■ 마카오 워터쇼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5월 재개

물 1400만ℓ로 채운 수중 무대
평균 15초마다 물속으로 낙하
고전 사랑이야기 그린 무언극
보석 35만개 쓴 의상도 볼거리

마카오 = 김유진 기자 yujink0211@munhwa.com

“저희는 지금 4층에 있습니다. 하이다이버들이 다이빙하는 곳은 이보다 더 높죠. 무대에서 25m 높이에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마카오 현지에서 공개된 마카오 최대 워터쇼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무대 뒤 공간은 아찔한 높이였다. 차마 안전선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밑을 내려다보기에도 겁이 났다. 취재진을 안내하던 관계자는 연신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마카오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즈가 선보이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가 오는 5월 관객과 다시 만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된 지 5년 만이다. 이 공연은 초기에 20억 위안(약 40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지난 2010년 초연된 이후 누적 관객 600만 명, 공연 횟수 4000회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림픽 수영장 5개 크기 수조…규모와 기술로 압도

‘마카오 최대’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수중 무대가 가장 먼저 관객을 사로잡는다. 폭 50m에 약 370만 갤런(약 1400만ℓ)의 물을 담고 있다.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 5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쇼가 시작되면 배우들은 제어실에서 평균 15초마다 보내는 신호에 맞춰 9m 깊이의 물속으로 낙하한다. 25m 위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긴장시킨다. 이때 물 온도는 30도를 유지한다. 안전을 위해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맞추는 것이다. 무대 뒤편을 구경하던 이날, 후텁지근한 공기에 취재진의 이마에도 땀이 맺혀 있었다. 내부에는 숨을 쉴 수 있도록 130개의 장치가 곳곳에 설치돼 있고 몇몇 다이버들은 물 밖에 있는 스태프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마스크도 착용한다.

수중 무대는 11개의 리프트를 이용해 1분 만에 땅 위의 무대로 변신한다. 이곳에서도 배우들은 군무와 곡예를 선보인다. 5m에 이르는 장대 위에 서서 기린을 연기하고, 17대의 오토바이가 무대를 달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기예에 가까운 서커스다. 회당 90여 명의 출연진이 공중과 물속, 땅에서 연기를 펼친다. 공연에 참여한 스태프, 배우, 다이버들은 약 300명에 이르며, 미국·중국·태국 등 세계 30개국에서 왔다.

거대한 규모에 한 번 놀랐다면 화려한 의상에 두 번 놀랄 차례다. 688벌의 의상에 쓰인 스와로브스키는 35만 개에 달한다. 보석이 군데군데 박힌 코르셋과 치마는 물과 닿으면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쉽게 상하지 않는 소재 개발에도 몰두했다. 물을 소독하는 데 쓰이는 염소 성분이 옷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내구성 좋고 빠른 건조가 가능하며 경량화된 소재를 활용해 의상을 완성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꿨던 사랑 이야기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90분의 무언극이다. 시공간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왕이 아내를 잃고 새 왕비를 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왕이 죽은 뒤 왕좌를 노리던 새 왕비는 공주를 감옥에 가둔다. 이 공주는 특별한 물의 힘을 가지고 있다. 계모에게 괴롭힘당하는 공주를 이방인 남자가 구해주는 해피엔딩이다. 보고 있으면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로미오와 줄리엣이 동시에 떠오른다. 연출을 맡은 이탈리아 예술감독 줄리아노 페파리니는 “클리셰 같지만 어릴 적 우리의 기억과 연결되는 이야기”라며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페파리니는 ‘태양의 서커스’의 간판 연출가 프랑코 드라고네가 세상을 떠나자 그 뒤를 이어 총연출을 담당했다.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볼 수 있는 2.0의 체험”이 그의 목표다.

이쯤 되면 ‘마카오 최대 볼거리’라고 평할 만하다. 시티 오브 드림즈의 로런스 호 멜코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세계적 수준의 공연”이라며 “관광객에게 독특하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마카오 특별행정구 문화국과 관광청의 지원에 힘입어 마카오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식 티켓은 지난 10일부터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