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수백억 원대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꾸민 혐의로 기소된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에 대해 대법원이 원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재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억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은 계열사 두 곳의 외부거래로 인한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는데 이 부분도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다.

전 전 회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서류상 회사 두 곳을 통해 538억 원 규모의 허위계산서·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전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91억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 상당수를 무죄로 판단해 전 전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억5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내부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거래도 거짓 세금계산서 발급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계열사는 페이퍼컴퍼니 명의만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고, 실제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닌 횡령 목적이나 그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로 계열사 매출을 이전시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기존 사업자등록을 이용해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발급·수취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