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전 정부 시절 맺은 석유교역 합의를 폐기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보유한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 여파로 경제난이 다시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에게 내준 2022년 11월 26일 자 석유 거래 양허를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관련 협정(효력)은 3월 1일 부로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1월 26일 바이든 전 정부가 미국 석유회사 셰브런에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으로 석유 제품을 들여올 수 있도록 허가했던 조치를 취소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제재 카드를 꺼낸 배경으로는 마두로 정부가 지난해 7월 대선에서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것과 미국 내 불법 체류 중인 범죄자를 신속하게 송환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1월 3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을 전후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구축하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북한·베네수엘라 특별 임무대사 리처드 그래넬에게 그간의 상황과는 관계 없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자는 취지의 ‘제로 어젠다’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수완’이 전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날 발표로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은 다시 심해질 예정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로 경제난 심화를 겪은 마두로 정부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 제국주의의 제재가 베네수엘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경제전쟁이자 불법적인 조처"라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정지연 기자